어느덧 여름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이제 하반기에 예정된 국내 페스티벌도 하나씩 개최 소식과 라인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페스티벌이 겹치는 일이 발생했어요.🚨

올해 10월 둘째 주에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세 페스티벌이 겹칩니다. 부락은 10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동안, 자라섬과 슬라슬라는 한글날 공휴일을 포함한 9일까지 사흘 동안 열려요.

세 페스티벌 모두 해외 아티스트를 라인업에 포함하며, 꽤 오랜 시간 개최되며 자리 잡아온 굵직한 페스티벌입니다. 자라섬은 가장 먼저 라인업 공개와 티켓 오픈을 진행했고, 부락은 지난 주 피닉스와 스파이에어를 포함한 라인업을 공개하며 얼리버드 티켓과 일반 티켓을 모두 오픈했죠. 바로 오늘 개최 소식을 알린 슬라슬라는 이번 주 금요일 라인업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각각의 장르와 성격이 확실하게 다른 만큼, 평소 취향에 따라 페스티벌 덕후들의 선택이 갈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10월 둘째 주, 여러분은 어디로 향할 예정인가요?

떼창 포인트

[Intro]

All I know is (ooh ooh ooh)

We could go anywhere, we could do

Anything, girl, whatever the mood we're in

Yeah all I know is (ooh ooh ooh)

[Chorus]

Cause anywhere with you feels right

Anywhere with you feels like

Paris in the rain

Paris in the rain

We don't need a fancy town

Or bottles that we can't pronounce

'Cause anywhere, babe

Is like Paris in the rain

When I'm with you ooh ooh ooh

When I'm with you ooh ooh ooh

Paris in the rain

Paris in the rain

Summer Sonic

 “일본의 블랙뮤직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어느덧 7주 연재의 마지막 내용을 전달드리게 되었습니다. 보시는 분들에게 좀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페스티벌을 가시는 분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콘텐츠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좋은 음악을 소개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글을 써 내려간 지난 한 달 반이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FAPER 구독자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이제 섬머소닉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2~3일 남짓. 2023년 여름의 끝자락을 불태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눈앞에 와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여름의 페스티벌은 참 신기한 것 같아요. 그렇게 고생을 사서 하면서도, 돌아오고 나면 그 분위기를 못 잊고 다시금 그 고생을 자처하게 되니 말입니다. 섬머소닉은 가뜩이나 시간대가 겹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서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어떤 팀을 꼭 보겠다는 강박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즐기고 온다는 느낌으로 방문하시면 좀 더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준비한 특집은 일본의 블랙뮤직 아티스트입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열도에서도 어느덧 힙합이나 알앤비 등의 장르가 대세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는데요. 한국에는 아직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뮤지션들이 많은 것 같아 그 중 일부를 이렇게 가져와 봤습니다. 그동안 잘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저는 기회가 되면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2023년의 여름이 ‘Perfect Summer’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 이 곡만은 꼭! 

• It’s Who We Are, TOKYO, Super Sonic

 👍 추천 라이브 영상 

• 'It's Who We Are' Live

현시점에서 가장 무게감 있는 래퍼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이가 바로 에이위치입니다. 오키나와 출신의 뮤지션으로, 자신의 서사를 녹여 낸 스토리텔링과 특유의 비장미가 많은 힙합 팬을 사로잡았죠. 특히 인상적인 코러스 라인을 기반으로 각자의 퍼포먼스가 극강의 시너지를 발하는 ‘GILA GILA’는 대중뿐만 아니라 같은 뮤지션들에게도 고평가받으며 인지도 상승을 견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작년 3월 부도칸 공연을 거쳐 올해 11월에는 요코하마 아레나에서의 라이브가 잡혀 있는 등 점점 더 그 기세를 불려가고 있는 중인데요. 날카롭게 각인되는 음색과 플로우, 특히나 큰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카리스마는 가히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 초에 있었던 새소년과의 합동 공연에서 그의 라이브를 미리 접했는데, 존재감도 존재감이지만 한 곡을 통째로 한국어로 준비해 온 부분에서 성실함과 진정성까지 느낄 수 있었죠. 중간중간 댄서들을 동반해 시각적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니, ‘일본의 랩 뮤직’이 궁금하신 분들은 꼭 관람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 이 곡만은 꼭! 

• GILA GILA, Queendom, 口に出して

 👍 추천 라이브 영상 

• SUPER GILA GILA feat. JP THE WAVY (Prod. Chaki Zulu) / POP YOURS 2023

챤미나라는 이름이 익숙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한일 혼혈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양국의 음악신을 맹렬히 파고드는 아티스트. 랩과 보컬을 가리지 않는 뛰어난 역량과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거리낌 없이 내보이는 표현력 등을 통해 이미 Z세대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는 중이죠. 애쉬 아일랜드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곡을 한국에 정식 발매하고 이를 일본에서 선보인 정규앨범에도 수록하는 등 국경 구분이 없는 자유로운 활동 형태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래퍼라는 포지션으로 생각했지만, 그가 보여주는 무대는 굉장히 다채롭습니다. 곡 스타일에 따라 최적화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때문인데요. 댄서블한 곡에는 안무나 소품을 적극 활용해 마치 케이팝을 보는 듯한 무대를 연출하고, 중간중간 리얼 세션을 적극 활용해 록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가 하면, 랩이 중심인 곡들은 가창에 집중해 몰입을 유발하는 등 그때그때 다른 전략을 구사합니다. 특히 앞서 소개한 에이위치와 시간이 붙어 있는데, 최근에 함께 협업한 곡도 있는 만큼 서로 간의 게스트 출연도 기대해 볼만 합니다. 다시 한번 오사카이기에 아쉬워지는 순간이네요.

 🎧 이 곡만은 꼭! 

• 美人, Angel, Never Grow Up

 👍 추천 라이브 영상 

• 美人 (Remix) feat.Awich

제가 오사카를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 바로 미레이입니다. 미레이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제 일본 음악신도 본격적으로 글로벌을 지향하는구나’하고 놀람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일본 음악의 영향이 분명히 있긴 하지만, 이쪽은 더욱 서구 지향적이라고 할까요. 허스키한 음색, 중저음의 음역대에서 발현되는 탄탄함. 이 두 가지가 맞물려 자아내는 가창에서의 매력이 기존의 일본 음악에서 만나보지 못한 경험을 선사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의 곡을 듣다 보면 스케일이 크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전체적인 그림이나 공간감, 세션의 규모 등 마치 아레나 록을 듣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노래들이 적지 않은데요. 라이브에서는 리얼 세션이 그 광활함에서 비롯되는 울림을 더 역동적으로 전달해 줄 것이라 예상합니다. 일본 음악의 새로운 경향이 빚어내는, 어느 때보다도 극적인 순간. 그게 제가 미레이의 공연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이 곡만은 꼭! 

• us, Ordinary days, inside you

 👍 추천 라이브 영상 

• 「milet 3rd anniversary live "INTO THE MIRROR"」Teas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