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예정 내한공연

지난주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마지막으로 야외 페스티벌은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굵직한 페스티벌은 이번 주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원더리벳, 12월 마지막 날에 개최되는 카운트다운 판타지가 남아 있죠. 둘 다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실내형 페스티벌인데요. 원더리벳은 올해 처음 열리는 제이팝 페스티벌이라 궁금증이 크고, 카운트다운 판타지는 최근 관객들에게 직접 설문을 받아 새벽까지 밤새 운영되는 방식이 결정되어 힘들지만 오히려 특별 페스티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겨울이 되어 페스티벌은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겠지만 공연 덕후는 연말에도 숨을 돌리기 어렵습니다. 오늘 FAPER에서도 티켓 오픈 소식을 취합하며 연말 공연 시즌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했는데요. 특히 11월과 12월엔 내한공연도 많이 예정되어 있어 공연 캘린더가 촘촘합니다. 티켓이 진작에 매진되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공연도 존재하지만(히게단이라든지... 히게단이라든가... 히게단 같은...), 아직 티켓이 남아 있는 공연도 꽤 많으니 혹시 놓친 소식은 없나 살펴보세요!

지난 11월 2일, 대만에서 골든 인디 뮤직 어워즈(Golden Indie Music Awards, 이하 GIMA)가 개최됐습니다.🏆

올해로 15회를 맞이한 GIMA는 중화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 시상식 '골든 멜로디 어워즈(Golden Melody Awards, 金曲獎)'의 인디 음악 시상식입니다. 매년 10개 이상 아시아 국가에서 후보 작품을 지원할 정도로 국제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는데요. 올해 혁오와 콜라보 앨범 [AAA]를 발매했던 대만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 역시 GIMA 주요 부문에서 다수 수상한 것을 계기로 급성장하기 시작했어요.

올해 GIMA에서는 국내 밴드 실리카겔이 [POWER ANDRE 99](2023) 앨범으로 '최우수 아시아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습니다.⚙ '최우수 아시아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는 대만 자국뿐 아니라 아시아 음악가를 조명하기 위해 언어의 제약 없이 출품할 수 있는 부문으로, 국내 뮤지션으로는 쏜애플과 까데호가 노미네이트된 바 있는데요. 국내 뮤지션 최초로 수상을 거둔 실리카겔은 "얼마 전 대만 공연을 성황리에 마쳐 마침 대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와중에 이런 상을 받아서 시기 적절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전했어요.

축하공연으로는 국내 싱어송라이터 이랑이 대만 뮤지션 정의농(鄭宜農)과 함께 하반기 발매를 앞둔 콜라보 곡 'Lost In Translation'을 불렀습니다. 이랑은 현지 언어와 한국어로 스피치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그는 한국대중음악상을 언급하며 "밖에서 보면 화려하기만 한 케이팝의 나라이지만, 상업과 인디 음악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독립 창작자들의 생존 자체가 무척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언어로 '지금'을 이야기하는 독립 창작자들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들 각자가 알아서 생존하기만을 기대한다면 안 될 것입니다. 서로가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창작의 쾌락과 고통에 대해 더 자주, 더 많이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며 국내 인디씬의 실정을 공유하고 음악가들과의 연대를 이야기했어요.

한편 2022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출연, 국내에서 몇 차례 공연했던 대만의 3인조 매스록 밴드 엘리펀트 짐(Elephant Gym)은 '최우수 밴드', '최우수 얼터너티브 팝송'으로 주요 부문 수상하며 2관왕을 거뒀습니다. 전체 수상 결과는 여기서 볼 수 있어요.

팝의 전설과도 같은 프로듀서 퀸시 존스(Quincy Jones)가 향년 91세로 타계했습니다. 현지시간 3일, 그는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전해졌어요.

퀸시 존스는 그래미 어워드 역사상 가장 많은 후보 지명을 받은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생전 노미네이트 80회와 수상 28회를 기록했습니다. 14살 때부터 레이 찰스(Ray Charles) 밴드에 들어가 트럼펫을 연주하며 뮤지션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던 그는 재즈 앨범을 프로듀싱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Off the Wall](1979)을 시작으로 [Thriller](1982), [Bad](1987)까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대표작을 모두 프로듀싱하며 획기적인 업적을 남겼어요. 그 밖에도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도나 서머(Donna Summer)와 같은 아티스트의 프로듀서로 활동했으며, 그가 대중음악에 미친 영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소식이 보도된 후 수많은 동료 아티스트가 조의를 표했습니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는 "'Q'로 알려진 그는 항상 눈을 반짝였고, 그를 아는 모든 사람을 감염시키는 매우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운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라며 고인을 추억했어요. 헌정곡 'A Tale By Quincy'를 앨범에 수록하기까지 했던 위켄드(The Weeknd)는 퀸시 존스를 자신의 '아이돌'이자 '음악을 시작했던 이유'라고 꼽으며 고인을 기리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1985년 아프리카 구호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작된 'We Are The World' 또한 퀸시 존스의 손을 거쳐 탄생한 곡으로 잘 알려져 있죠. 뮤직비디오에선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빌리 조엘(Billy Joel), 신디 로퍼(Cyndi Lauper), 밥 딜런(Bob Dylan) 등 한자리에 모였다는 게 좀처럼 믿기지 않는 거물 음악가들이 출연해 다 같이 노래하는데요. 이번 주에는 그의 음악만큼이나 전설적인 뮤직비디오도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대표곡 'Merry Christmas, Mr. Lawrence’를 탄생시킨 명작이죠. 오는 11월 20일, 데이비드 보위와 류이치 사카모토가 참여한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가 41년 만에 국내 최초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개봉합니다.🎬 국내에서는 작년 연말에 기간 한정으로 특별 상영된 적이 있지만, 정식 개봉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영화에는 음악뿐만 아니라 배우로도 활약했던 대중문화의 아이콘, 데이비드 보위가 영국군 소령 역으로 출연해 개봉 당시 화제를 모았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 작품으로 연기와 더불어 처음으로 영화음악에 도전했는데요. 'Merry Christmas, Mr. Lawrence'로 1984년 영국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고, 2019년 미국 음악 평론 매체 피치포크(Pitchfork) 선정 '역대 최고의 영화음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오늘날까지 꾸준하게 명곡으로 회자됩니다. 

<전장의 크리스마스>는 <감각의 제국>, <열정의 제국>으로 글로벌 영화제 상을 거머쥔 오시마 나기사(大島渚) 감독의 작품으로, 일본 개봉 당시 배급 수입 10억 엔(한화 약 90억 원)을 기록하며 크게 흥행했어요. 이후 제36회 칸 영화제에 출품되었으며, 마틴 스코세이지나 크리스토퍼 놀란 등 거장 영화 감독들이 모두 최고의 영화라 꼽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도중 일본군 주둔지에 포로로 잡혀온 영국군 소령과 일본군 대위 사이의 복잡 미묘한 관계와 내면을 다루는 내용입니다. 지난주 공개된 티저 영상도 확인해 보세요.

- 부지런한 락덕 베짱이 ry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