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페스티벌 라이프가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페라가 부락에 이벤트 부스로 참여했어요.💙

페라는 '나락도 락이다' 깃발과 함께 페스티벌 빙고, 페스티벌 밸런스 게임, 나만의 타임테이블, 공연 덕후 MBTI, 내 마음속 헤드라이너 등 현장에서 재밌게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 함께했는데요. 이틀 동안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들이 페라 부스를 방문하고 이벤트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일찍부터 줄이 생기고, 이벤트 참여 용지와 스티커도 빠르게 소진됐어요. 팔로우하고 잘 보고 있다고, 저번에 굿즈도 샀다고 말씀주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분들 다시 한번 모두 감사하고 반가웠다는 말씀을 드려요!💕 

페라는 '공연 덕후' 커뮤니티답게 로테이션으로 관객 모드도 함께 했습니다. 부락은 전반적으로 쾌적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작년에 아쉽다고 이야기 나왔던 것들이 상당 부분 개선된 듯 보였습니다. 곳곳에 스태프가 충분히 배치되어 동선 관리가 잘 되었고, 줄이 길어지거나 공연이 지연되는 일도 없었어요. 엠디 디자인도 예뻤고, F&B에서 대선 소주와 돼지국밥을 판매하는 게 특색 있었습니다. 부락 덕후 퀴즈, 소맥왕 선발대회, 유튜버 페벌리버님이 진행하는 부락 노래자랑 등 관객 참여형 콘텐츠도 돋보였어요. 무엇보다 10월의 선선한 날씨가 큰 메리트. 락 페스티벌에서 이렇게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마지막 한 모금까지 시원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니, 감탄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공연은 역시 토요일 헤드라이너 피닉스가 강렬했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많은 관객이 '올해 최고의 내한 공연'이라 꼽는 후기가 이어졌는데요. 더 황홀하고 아름다워진 무대 연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에너지와 상쾌함, 신과 구를 적절히 섞어 80분을 꽉 채운 셋리스트 등 그야말로 헤드라이너다운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일전 결승이 열리던 시간에 아리랑을 연주하며 "대~한민국!"을 외쳤던 일본 밴드 텐피트, 쩌렁쩌렁한 성량과 연주력으로 삼락생태공원을 장악했던 밴드 카디와 터치드도 기억에 남네요.

무엇보다 락페는 놀 줄 아는 멋진 관객들에 의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석을 가득 채우는 피스 사인 물결, 크게 벌어지는 슬램핏, 우렁찬 떼창은 영락없이 한여름 락페를 관통하는 그것과 다르지 않았고요. 자주 보던 반가운 깃발, 새로운 창의적인 깃발 아래 귀 보호대를 착용한 아기까지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은 매년 부산에 오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그곳에 페라가 함께할 수 있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부산에서, 또 공연과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에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지난주, 10월 6일부터 8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헤비메탈 페스티벌 '파워 트립(Power Trip)'이 처음 열렸습니다.

파워 트립은 일반적인 페스티벌과 달리, 헤드라이너급 아티스트 6팀만 출연하는 짧고 굵은 라인업이 특징입니다. 70~80년대 헤비메탈 밴드 건즈 앤 로지스, 아이언 메이든, AC/DC, 주다스 프리스트, 메탈리카, 툴 여섯 팀이 라인업에 올랐어요. 공연은 하루에 두 팀씩 3일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밥 딜런, 롤링 스톤즈, 닐 영, 폴 매카트니, 더 후, 로저스 워터가 출연했던 2016년 '데저트 트립(Desert Trip)' 페스티벌의 속편으로서, 비슷한 구성과 이름으로 기획됐어요. 기획사는 코첼라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골든보이스. 그래서 장소도 코첼라와 같은 장소인 캘리포니아 인디오 주 엠파이어 폴로 클럽(Empire Polo Club)에서 열렸어요.

하이라이트는 역시 1973년에 결성된 호주 출신 록밴드 AC/DC였습니다. AC/DC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무대에 올랐어요. 원래 2020년에 17집 [Power Up]을 발매하고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팬데믹으로 무산됐고, 2016년 투어가 마지막 활동이 됐습니다. 그 사이 멤버들은 칠순,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는데요. AC/DC는 'Back In Black', 'Thunderstruck', 'Highway to Hell' 등 대표곡을 포함해 24곡을 선보이며 대표 하드록 밴드로서의 입지를 과시했습니다.

AC/DC, 너바나, 롤링스톤스 로고는 이제 어느 티셔츠에서나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디자인 중 하나가 됐지만, 이날만큼은 정말 AC/DC의 공연을 기대하며 티셔츠를 입고 온 팬들이 많았다고 하네요. 현장에는 AC/DC 티셔츠를 구매하기 위한 엠디샵 대기 줄이 아주 길었다고.

다른 밴드들도 약 20곡의 셋리스트로 단독 공연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가졌어요. 올해 새앨범을 발매하고 투어와 페스티벌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메탈리카도 어김없이 자리를 빛냈습니다. 작년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에 삽입되며 역주행했던 'Master of Puppets'로 마지막을 장식하여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어요.

올해 글래스톤베리 헤드라이너였던 건즈 앤 로지스는 3시간 동안 무려 29곡을 소화했습니다. 한편 주다스 프리스트는 공연 중 새앨범 소식을 깜짝 발표하기도 했어요. 이번주 13일 금요일에 첫 번째 싱글 'Panick Attack'을 발매하고, 내년 3월 8일에 정규 19집 [Invincible Shield]을 발매할 예정이라고.

타임테이블에 동선 표시해가며 다양한 공연을 챙겨보는 게 페스티벌의 제맛이지만, 이렇게 헤드라이너급 아티스트에 집중해 단독 공연을 연달아 보는 듯한 구성도 색다를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사막에서 열리는 헤비메탈 페스티벌이라니, 하드록 음악팬이라면 힘들긴 해도 그만큼 짜릿한 경험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