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 일본의 펑크 락 밴드 엘르가든 내한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8월, 엘르가든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금요일 헤드라이너 공연을 끝내자마자 단독공연 공지가 올라왔죠. 저 또한 펜타포트에서 단단히 홀려 그 여운에 다녀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았는지, 처음엔 하루 공연이었으나 나중에 추가 공연이 발표돼 이틀간 진행됐어요. 

엘르가든 시작 전에는 'GUYZ'라는 펑크 밴드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일본어 가사와 달리 멘트는 유창한 한국어로 말해서 놀랐는데, 알고 보니 한국인 멤버와 일본인 멤버로 구성된 데뷔 20년차 한일밴드였어요. 공연은 노래를 몰라도 즐기는 데 무리가 없을 만큼 신났고, 후끈후끈 예열하는 역할을 제대로 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엘르가든 공연은 기승전결 없이 '결결결결'로 질주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부터 끝까지 내리 달리는 공연은 또 오랜만이었는데 굉장히 신났어요. 잠시도 숨 돌릴 틈을 허락하지 않아서, 멤버들이 멘트할 때 알아서 물 마시고 쉬는 타임을 가져야 했습니다. 그만큼 분위기가 뜨겁고 떼창 소리도 컸어요. 셋리스트는 전체적으로 펜타 때와 비슷했지만 또 들어도 즐거웠고요. 펜타 때 듣지 못했던 '虹(Niji)', 'Red Hot'을 해줘서 정말 좋았습니다. 게다가 막공 땐 첫공 때 하지 않았던 '風の日(Kaze No Hi)', '金星(kinsei)'까지 들을 수 있었어요.

보컬 호소미 타케시는 이번에도 꽤 긴 한국어 멘트를 정확한 발음으로 말했습니다. "눈이 오는 서울도 예쁘겠죠? 언젠가 크리스마스에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어요", "활동 중지 기간에 우리는 아저씨가 되어버렸지만, 신념은 변하지 않았어요. 중요한 것은 돈을 주고 살 수 없어요" 등 한국 팬에 대한 애정과 밴드로서의 신념을 드러냈어요. 음악의 힘으로 국경·젠더·나이 등 모든 경계를 넘을 수 있다던 말도, 나중에 건강하게 다시 만나는 게 소원이라던 말도 감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연장에 있는 사람들 중 가장 건강한 것 같은 모습으로 논스탑 펑크 차력쇼를 선보이면서, 아저씨가 되어버렸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려웠네요...!!!

처음에는 촬영 금지 공연인 게 아쉬웠지만, "Pure ecstasy"였다던 보컬 호소미의 표현처럼 순도 100%로 순간에 집중해 즐겼던 것 같아요. 끝나고 나올 땐 후회 없이 그 좋았습니다. 작년 잭 화이트 내한공연에서처럼요. 앞으로 인생이 고되고 무기력해질 때마다 엘르가든의 굳셈과 뜨거움을 떠올리면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 '스피어(Sphere)'가 개장했습니다.🌐

스피어는 지난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농구공, 눈동자, 달처럼 보이는 영상 상영을 먼저 선보이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9월 말 공식 개장했어요.

화려한 시각 효과와 입체적인 음향으로 압도하는 내부가 압권인데요. 건물 벽 전체가 고해상도 LED 스크린으로 지어졌고, 총 16만 개의 스피커가 설치됐습니다. 규모는 높이 112m, 지름 157m에 달해요. 공사 비용만 약 23억 달러(약 3조 1200억 원)가 들었다고. 수용인원은 18,600명으로 그렇게 많지는 않은 편입니다. 약 15,000명을 수용하는 올림픽공원 KSPO DOME보다 좀 더 많은 편이에요.

지난 주말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락 밴드 U2가 스피어 개장의 첫 공연을 장식했습니다. 공연은 9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열렸고, 22곡을 꽉 채워 평소 단독 공연과 비슷한 러닝타임으로 진행했어요. 2년 만에 발매하는 신곡 'Atomic City'의 라이브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U2는 원래도 무대에 거대 장비를 동원하며 커스텀으로 제작한 음향, 영상 기기를 사용하기로 유명한데요. 주변을 가득 에워싸며 음악과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연출에 다녀온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관객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한 짧은 영상들도 빠르게 화제가 됐어요.

한편 스피어와 같은 공연장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을 거란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남시가 해당 공연장을 만든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었기 때문인데요. 하남시는 미사리 조정경기장 일대에 스피어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민간기업의 참여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정말 실현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에 생긴다면 공연 덕후로서 꼭 경험해봐야 할 공연장이 되겠네요.🧐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뮤직 페스티벌 글래스톤베리가 2024 티켓 오픈 공지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시간 기준, 버스 탑승권을 포함하는 코치 패키지는 11월 3일 금요일 오전 3시, 일반 입장권은 11월 5일 일요일 오후 6시에 오픈됩니다. 일반 입장권은 작년과 동일하게 340파운드(한화 기준 약 56만 원). 티켓은 글래스톤베리 공식 사이트를 통해서만 예매할 수 있으며, 11월 1일 오전 2시까지 사전 회원 등록을 마쳐야 티켓팅에 참여할 수 있어요. 티켓은 한 명당 최대 6장까지 예매할 수 있습니다.

2024 글래스톤베리는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됩니다. 아직 라인업은 발표되지 않았으며, 현재 마돈나, 두아 리파, 콜드플레이, 블러가 헤드라이너일 거란 추측이 돌고 있습니다.

한편 축제 총괄자인 에밀리 이비스(Emily Eavis)는 작년 이미 2024 글래스톤베리의 헤드라이너 중 한 명이 확정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글래스톤베리에 처음 출연하는 여성 아티스트라고 설명했습니다. 보통 1차 라인업은 3월에, 최종 라인업은 5월에 발표됩니다.

마음속 버킷리스트로 글래스톤베리를 품고 사는 분들을 위해, 올해도 페스티벌 라이프가 <글래스톤베리 2024 같이 가자> 시리즈와 함께 일행 매칭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혼자 가기 어려운 해외 캠핑 페스티벌을 대비해 음악 취향, 공연 관람 스타일, 캠핑 스타일, 여행 일정, 씀씀이 등 성향에 맞게 일행을 매칭해드려요. 그리고 일행이 함께 참여할수록 티켓팅 성공 확률도 높아지는 법. 관심 있는 분들은 페스티벌 라이프 게시물과 구글폼을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