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3(이하 인뮤페)'에 다녀왔습니다! 인뮤페는 작년에 처음 시작돼 국내 인디밴드가 주축으로 출연하는 신생 페스티벌인데요. 밴드 시나위의 신대철이 공연 총감독을 맡는 페스티벌이기도 합니다.🎸 올해 인뮤페는 13일 금요일부터 15일 일요일까지 안산에서 열렸고, 이승환밴드, 루시, 크라잉넛, 나상현씨밴드, 너드커넥션, 카디, 터치드, 글렌체크, 쏜애플 등 30팀 이상의 아티스트가 출연했어요. FAPER는 작년에 첫 방문하고 후기를 공유했는데, 올해도 다녀왔습니다.🙌 

일단 장소 선정이 눈에 띄었습니다. 잠실종합운동장 같은 형태의 스타디움에서 야외 공연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이름부터 신선한 안산 와~스타디움은 공연 장소로 괜찮았습니다. 작년 개최 장소였던 김포 아라뱃길은 바닥이 자갈밭이라 뛰어놀기 불편하고, 두 스테이지 간 음향 간섭이 심하다는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그 문제가 모두 해결됐습니다. 공간도 널찍해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락 페스티벌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입장했는데 생각보다 무대도 컸고, 많은 깃발과 함께 슬램존이 보여서 놀랐어요. 아티스트들의 라이브도 에너지 넘쳤고요. 락페에서 볼 수 있는 라인업 티셔츠와 슬로건도 판매 중이었습니다. 국내에 다양한 페스티벌이 있지만, 락페의 문화를 갖춘 곳은 그렇게 많지 않기에, 개선돼서 2회차로 돌아온 이번 인뮤페가 더욱 반가웠습니다. 금요일 크라잉넛 때 분위기가 아주 열광적이었다고 들었는데, 내년에 꼭 이틀 이상 방문하고 싶었어요.

그 외에는 올해도 종이곽 생수를 관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점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1일권 3만 원, 2일권 6만 원, 3일권 9만 원이라는 착한 가격은 주변에도 적극 추천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친구나 가족을 데려가기도 부담 없는 가격인 것 같습니다. 아직 페스티벌을 가본 적 없는 분이 처음 시도해볼 만한 곳으로도 추천해요. 관심 있는 분들은 내년에 체크해보세요!

지난 13일, 미국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 실황을 담은 영화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Taylor Swift: The Eras Tour)'가 개봉했습니다.

에라스 투어는 테일러가 작년 정규 앨범 [Midnights] 발매 후 5년 만에 재개한 월드 투어로, 올해 3월부터 시작돼 전 세계에서 50회 이상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는 2023년 8월 캘리포니아 소피 스타디움(SoFi Stadium)에서 3일 동안 열렸던 공연을 담고 있습니다. 러닝 타임은 169분이에요.

테일러의 음반과 투어만큼이나 영화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에라스 투어 영화는 개봉 사흘 만에 미국에서 최소 9,280만 달러(약 1,256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역대 최고 수익의 콘서트 영화'가 됐어요. 2011년에 개봉했던 저스틴 비버의 영화 기록을 12년 만에 갱신했습니다. 극장엔 굿즈 티셔츠를 입고 온 팬들로 가득했고, 히트곡을 따라 부르며 국내 '씽얼롱' 상영과 비슷한 풍경도 연출됐어요.

그리고 어제, 에라스 투어 영화의 한국 개봉 소식도 발표됐습니다. 한국에서는 11월 3일 금요일부터 CGV에서 단독 상영될 예정입니다. 예매 오픈 일정이나 티켓 가격 등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추후 CGV와 유니버설뮤직 코리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dead celebrities' 등 대표곡으로 입소문을 타며, 작년 여름 내한 공연을 가졌던 밴드죠. 영국의 5인조 얼터너티브 밴드 이지 라이프(Easy Life)가 상표권 소송으로 밴드 이름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지난 10월 2일, 이지 라이프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영국 항공사 이지젯(EasyJet)으로부터 소송당했다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이지젯의 소유주인 이지 그룹(Easy Group)이 밴드 이름을 바꾸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거액의 법적 분쟁에 직면했다고 밝혔어요.

이지 그룹이 문제 삼았던 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됐던 이지 라이프 <Life's a beach> 투어 포스터입니다. 이지 그룹은 이지 라이프가 이지젯의 로고를 모방해 이지젯으로 오인될 만한 비행기 사진을 사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사의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어요. 해당 공연에서 보컬 머레이가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술에 취한 모습을 보인 것도 이지 그룹의 명성을 훼손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이지 그룹은 'easy'라는 상표 라이선스를 보유해 계열사 전체에 사용 중이며, 밴드 이름이 자사 쇼핑몰인 'easylife'와 같아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지 라이프는 쇼핑몰 상표권이 등록되기 5년 전부터 먼저 이름을 사용했다고 반박했어요. 하지만 이지 그룹은 이지 라이프를 '브랜드 도둑(Brand Thief)'이라고까지 칭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이지 라이프에 거액의 금전적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11일, 결국 이지 라이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색한 결과 좋은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름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어요. "우리는 고등법원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자금이 없습니다. 이 소송이 2025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소송에 휘말리면 당분간 음악을 발매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의 커리어와 삶은 보류될 것입니다"라며 밴드 이름을 포기하게 된 경위를 밝혔습니다.

이지 라이프는 밴드 이름을 바꾸기 전 마지막으로 싱글 'trust exercises'를 발매했습니다. 6년간 수정을 거쳐온 곡이라는데요. 계속 발매 시기를 놓쳐 후순위로 밀려났다가,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되어 발매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빠르게 공연을 잡아 12일 밴드의 고향인 레스터에서, 13일 런던에서 이지 라이프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공연을 개최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멤버들이 입장할 땐 비행기가 이륙하는 소리와 기내 안내 방송을 틀었어요. 공연 중엔 관객들이 이지젯에 보내는 야유가 여러 번 이어졌습니다. 앵콜로는 'trust exercises'를 부르며 막을 내렸어요. 한편 공연장과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이지 라이프가 적힌 굿즈를 대폭 할인해서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이지 라이프는 법적 조정을 마무리한 뒤 새로운 이름과 함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여요. 팬들은 새로운 이름으로 'not easy life', 'hard life', 'ezlife', 'brand thief' 등을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밴드 이름과 달리 쉽지 않은 과정을 밟게 된 이지 라이프. 새로운 이름과 함께 시작될 제2막을 기대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