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레터에서는 공연을 좋아하는 분들과 공유하면 좋을 칼럼을 가져왔습니다. 올해 '블랙 컨트리, 뉴 로드(Black Country, New Road)'와 '히츠지분가쿠(羊文学)'의 내한 공연을 주최한 공연 기획사 '하이징크스' 대표 임도연 님의 글이에요. 전문은 읽길 권하는데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현재 한국 실내 공연장에서는 주류 판매가 금지되어 있지만, 씬의 활성화와 안정적인 공연 운영을 위해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관련해서 에디터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2019년, 영국 런던에서 밴드 The 1975(이하 일구칠오) 콘서트를 본 적이 있는데요. 대형 단독 공연임에도 티켓이 약 5만 원으로 생각보다 너무 저렴해 놀랐습니다. 그때 일구칠오는 이미 2만 명 규모의 대형 공연을 양일 매진시키고, 브릿(BRIT) 어워즈에서 브리티쉬 앨범상과 그룹상을 받을 만큼 인지도와 업적이 있는 상태였거든요. 5년 전이라 지금보다 낮았을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당시 국내에서 비슷한 규모의 콘서트 티켓은 이미 10만 원 선이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공연을 본 곳은 악명 높은 물가의 나라 영국이었죠. 나중에 내한 공연 관계자에게 전해 들으니, 의외로 주류 판매와 관련된 문제였어요. 공연장에서 술과 음식을 많이 팔고, 수익을 티켓에만 의존하지 않으니, 그런 가격이 책정될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일구칠오 공연은 정말 관객들이 맥주를 마시고 나초 같은 간식을 먹으며 공연을 즐기는 분위기였어요. 티켓이 그렇게 비싸지 않으니 '찐팬'만 있기 보다는 가볍게 놀러 온 가족과 친구 단위도 많아 보였습니다.

칼럼에서도 설명하는 것처럼 사실 관람 중 음주는 페스티벌, 홍대 클럽 공연, 스포츠 경기에서 이미 너무나 익숙한 일입니다. 그래서 실내 공연장에서도 주류를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은 최근 들어 꾸준히 제기되어 왔어요. 물론 한편으로는 공연에 집중을 방해할 수 있어 원치 않는다는 의견도 일부 존재합니다. 공연장에서의 주류 판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공연 티켓팅에 실패하고 2차 거래 사이트를 찾다 보면, 이른바 '플미'가 잔뜩 붙은 티켓 거래 글이 쉽게 보입니다. 공연 티켓을 비싸게 되팔아 차익을 얻는 암표 문화는 팬과 아티스트, 기획사 모두를 힘들게 하는 공연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최근 들어 암표를 막기 위해 팬클럽 선예매, 추첨제처럼 다양한 예매 제도가 도입되고 있는데요.

제가 지난 2월에 다녀온 가수 장범준의 공연 또한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창의적인 티켓 거래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바로 ‘NFT’ 기술을 활용한 랜덤 티켓 거래 방식이에요.

NFT 티켓은 암표 거래를 원천 차단한다는 차별화된 강점이 있습니다. 양도도 복제도 불가능하고, 오직 당첨자 본인만이 디지털 지갑 속 QR 코드로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티켓팅에 쓰이는 매크로 사용도 불가했습니다. QR 코드로 입장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측면도 있었고, 티켓을 분실할 위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NFT 추첨 방식에 대한 팬들의 호불호는 명확하게 갈립니다. 티켓팅을 못해도 인터넷 속도가 느려도 당첨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긴 하지만, 내 가수 관람 기회가 순전히 '운'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은 어찌 보면 가혹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장범준 공연은 어느 일자에, 어느 좌석에 뽑힐지 모르는 말 그대로 랜덤 추첨이었습니다.

기획사 입장에서도 NFT 거래 방식은 현재로서 더 많은 공수가 드는 방법입니다. 취소표가 생길 시 재추첨을 진행해야 하고, 취소와 환불에 대한 정책도 새로 마련해야 합니다. 빡빡한 신원 인증을 거친다면 더 많은 현장 인력과 운영 시간이 필요하겠죠. 실제로 이번 공연 현장에서는 신분증 확인과 QR 코드 체크, 총 두 차례 인증을 진행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의 오류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이번 공연에서도 신청자 폭주로 인해 랜덤 추첨 기술 활용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당첨 발표가 하루 미뤄지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만약 중복 당첨 이슈가 생긴다면? 공연장에서 QR 코드 페이지 접속이 아예 안된다면? 몇 만 명의 관객을 동반하는 대규모 공연이라면 더 많은 기술적 이슈에 대비해야 합니다.

NFT 티켓 방식이 암표 근절에 효과적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지속 가능한 활용을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팬클럽 선예매와 같이 티켓 응모 자격에 특정 조건을 내걸어 '찐팬'들의 추첨을 높이거나, 현장에 QR 체크인용 키오스크를 도입하여 인력을 자동화하는 등 여러 방법이 떠오르네요.

어찌 됐든 가수와 팬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막으려 하는 것은 바로 '암표'입니다.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바로 암표를 사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비싸게 산 티켓이 추후 나에게 몇 배 더 비싸게 돌아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한번 보려다 영원히 못 보는 불상사, 우리가 꼭 막아보자고요!

* 참고: NFT 티켓은 어떻게 암표 막나…"블록체인으로 매크로 차단”

- 공연 친화적인 삶 짱짱🐤

프리마베라 사운드는 'Parc del Forum'이라는 바닷가의 큰 공원 부지에서 진행됩니다. 중심지에서 지하철로 30분 정도면 닿는 거리라 접근성이 매우 좋은 편이에요. 베뉴에 바다나 예쁜 조형물 같은 포인트가 많아서 공연 중간중간 포토 스팟 들르기는 필수!📷 휴식할 공간이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고 관객 분위기도 다들 칠링하는 느낌이어서 전반적으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스테이지는 10개 정도로 많은 편이에요. 스테이지 사이 거리가 멀어서 사운드 간섭이 없는 점이 좋습니다. 사실 음향이나 무대장치가 엄청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도심이라는 위치의 편리함과 페스티벌 자체의 분위기가 모든 걸 씹어 먹어요.🥳

프리마베라는 팝, 락, 일렉트로닉, 힙합 등 많은 장르를 아우르는 라인업을 보여주고 있어요. 어떤 음악을 좋아하든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한 팀은 있을 수밖에 없는 라인업입니다. 올해 헤드라이너는 펄프, 뱀파이어위켄드, 저스티스, 라다 넬 레이, 디스클로져, SZA 등이며 한국 아티스트로는 실리카겔과 페기구, 바밍타이거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다양한 라인업과 더불어 페스티벌의 이념 자체도 다양성을 추구하는데요, 페스티벌의 슬로건은 ‘Nobody is Normal’이에요.

하나의 정상성은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는 사람들의 수만큼 있어 결국 그 누구도 정상이라 할 수 없다는 것. 프리마베라 사운드는 페스티벌 내에 동명의 캠페인을 벌이며 차별과 폭력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어느덧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프리마베라! 올해는 또 어떤 멋진 추억을 안겨줄지 기대됩니다.✨

- 취향을 쫓아 살아가는 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