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로 올해 처음 인사드립니다! 오랜만이에요, 윤댕🥁입니다. 지난 금요일 올림픽공원을 아주 뜨겁게 달궜던 일본 밴드 킹 누(King Gnu)의 첫 내한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아시아 투어 'THE GREATEST UNKNOWN' 타이틀로 진행된 이번 내한공연은 약 3,000석 규모의 올림픽홀에서 진행됐습니다. 킹 누는 2021년도 후지록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섰을 뿐만 아니라, 7만여 관객을 수용하는 일본 닛산 스타디움을 꽉 채울 정도의 티켓 파워를 가진 밴드인데요. 그래서일까요? 티켓팅 난이도가 무척 높아 저 또한 추가 회차 예매 성공으로 겨우겨우 다녀오게 되었답니다. (다음 내한공연은 제발 더 큰 곳에서 해줬으면 하는 덕후의 마음…)

떼창 포인트

[Chorus]

Throw it away, forget yesterday

We'll make the great escape

And we won't hear a word they say

They don't know us anyway

Watch it burn, let it die

‘Cause we are finally free tonight

이 노래는 광고부터 스포츠, 게임에 이르기까지 2000~2010년대 여기저기서 자주 쓰였습니다. 보이즈 라이크 걸즈를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이 노래 후렴구는 알 만한, 아주 친숙한 노래이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코러스 전체가 떼창 포인트라, 느낌은 알아도 막상 가사를 다 아는 분들은 많지 않더라고요. 그리하여 다음 주 공연을 앞두고 소개하게 되었답니다. 예상 떼창 셋리스트로는 ‘Thunder’와 ‘Hero/Heroine’도 있으니 함께 들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공통점이라면 모두 1집 수록곡이라는 점인데, 발매된 지 오래됐음에도 모두 함께 즐길만한 좋은 노래가 많은 앨범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음악이 신나는 것과는 별개로, 이 노래는 공연과 관련하여 썩 좋지 않은(?) 에피소드가 하나 존재하는데요. 2014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통해 내한했을 때 한 시간이 안 되는 공연 시간 동안 이 곡만 3번을 불렀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한 번, 어쿠스틱 버전으로 한 번, 마지막에 앵콜로 한 번 더 불러 현장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번 내한은 단독 공연인 만큼 풍성한 셋리스트와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담으로 보이즈 라이크 걸즈는 라이브와 관련해서도 이야기가 많은 밴드 중 하나입니다. 보컬 마틴 존슨이 불안정한 라이브를 자주 보여줬던 탓에, 팬들 사이에선 노래가 가지고 있는 힘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항상 남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작년 10월 4집 [SUNDAY AT FOXWOODS] 앨범을 발매한 후 활동하면서는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니, 오랫동안 단독 공연을 기다리셨던 팬분들이라면 다음 주 내한공연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레전드 떼창 무대가 궁금하다면?

• 2014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 2023 Boys Like Girls Live

지난주, 성황리에 모든 일정을 마친 코첼라 페스티벌! 가격 인상도 심해지고 있지만, 그만큼 매년 화려해지는 무대와 라인업을 자랑하는데요. 올해도 라나 델 레이,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도자 캣 등 엄청난 팝스타들이 총출동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블러가 헤드라이너가 아닌 게 조금 충격적이었어요.😕 오늘은 1999년, 20세기 마지막 해에 시작된 코첼라의 흔적을 함께 찾아 떠나보아요!

첫 번째 코첼라 페스티벌은 1999년 10월 9일부터 10일까지 캘리포니아 인디오, 코첼라 밸리의 엠파이어 폴로 클럽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주최자는 지금도 코첼라를 주최하고 있는 음악 프로모션 회사 골든보이스(Goldenvoice)의 창립자였는데요. 처음에는 일회성 행사로 기획했다고 해요. 

지금은 팝, 힙합,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를 초대하지만, 초창기 코첼라 라인업에는 얼터너티브 록과 인디 음악이 주를 이루었답니다. 대표적으로 벡(Beck), 모리세이(Morrissey),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 툴(Tool)이 헤드라이너로 출연했어요. 또, 예전에는 봄이 아닌 가을에 개최됐네요. 

같은 해, 아수라장으로 악명 높았던 우드스탁 페스티벌과 대조되며 첫 코첼라는 참석자와 비평가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어요. 미국 공연 전문 매거진 폴스타(Pollstar)에서 올해의 페스티벌로 선정됐으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언젠가 브랜드 자체로 유산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라고 평했어요. 하지만 목표 관객 수였던 7만 명의 절반, 약 3만 5천 명의 관객이 참석하면서 재정적으로는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래도 현재 코첼라의 연 매출은 매년 100억 달러가 넘어요. 지난달 리뷰했던 글래스톤베리도 그렇고, ‘처음에는 망했지만, 어쩌다 보니 대박 났다’던 페스티벌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역시… 나락도 락이다…? 중꺾마…?🤟

코첼라의 또 다른 특징은 끊임없는 혁신이에요. 코첼라는 이미 개최 첫 해에 설치 미술과 조형물, 거리 예술과 퍼포먼스, 시각 예술과 그라피티, LED 조명, 비디오 프로젝션 등 예술적 기법을 사용했다는 사실! 시작부터 음악뿐만 아니라 예술과 문화를 아우르는 종합 예술 축제로서의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1999년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EDM을 뮤직 페스티벌의 메인 장르 중 하나로 추가한 것도 코첼라의 업적이라고 해요. 이 점 때문에 21세기의 축제 흐름을 이끄는, 가장 트렌디한 페스티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올해 코첼라에 다녀오신 분들 있다면 생생한 후기를 공유해 주세요!

* 기사 및 사진 출처: Coachella Through the Years: A Comprehensive Look at its Evolution and Impact on Music and Culture

- 스며들기 좋은 서행🍒

얼마 전, 60-70년대 락 밴드들의 전설적인 앨범 아트를 디자인한 영국의 디자인 스튜디오 힙노시스(Hipgnosis)의 다큐멘터리 영화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을 보게 되었어요. 그들의 작품 중 저는 나이스(The Nice)의 [Elegy] 커버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요!

힙노시스 멤버인 스톰 소거슨(Storm Thorgerson)이 [Elegy] 앨범을 듣다가 불현듯 떠오른 광활한 사막의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고 해요. 상상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직접 사하라 사막으로 날아가 촬영했습니다. 빨갛게 칠한 축구공 몇십 개의 공기를 다 빼고 운반한 뒤, 현장에서 다시 바람을 넣는 고된 작업을 했대요. 의미 없는 이미지지만 초현실성이 확실히 시선을 사로잡는, 아이코닉한 이미지인 것 같아요.

락 밴드지만 피아노 사운드가 돋보이는 앨범이에요. ‘Hang On To A Dream’은 장장 12분이 넘는 곡이지만 우울하면서도 꿈결같은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