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바로 음악과 공연 이야기를 시작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마음에, 오늘은 짧은 인사로 레터를 엽니다. 사회에 목소리를 높이던 노래들과 뮤지션의 메시지가 여느 때보다 와닿게 들리는 수요일이네요.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두아 리파, 찰리 푸스, 요아소비, 후지이 카제 등 대형 내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서 공연계도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거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다행히 현재까지는 예정된 공연이 모두 정상 진행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죠. 지금 고척돔에서 열리는 두아 리파 공연장에 가 있는 구독자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음악은 물론 모두의 일상이 무탈하게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FAPER는 평소처럼 레터를 전합니다. 어제 늦은 시간까지 뉴스 확인하느라 잘 못 자고 피곤한 분들 많으실 텐데, 평온한 수요일 밤 되시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11월에 영국으로 올해 두 번째 덕질 여행을 다녀왔어요! 이번 <모든 요일의 덕질>에서는 그동안 덕질 여행으로 쌓인 '영국에서 공연 찾기 팁👀'을 전달드리려고 해요. 영국, 특히 런던에서는 정말 하루에 열 개 이상 밴드 공연이 쏟아지는데, 여행을 갔다가 몰라서 이런 공연들을 놓치면 너무 아쉽잖아요…!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밴드는 물론이고 모르는 밴드더라도 우연히 알아가는 매력이 또 있답니다.

🔥 영국 밴드 공연만의 분위기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고 공연 경험까지 저렴한 건 절대 아니랍니다. 정말 다양한 라이브 베뉴가 있는데 작은 곳은 밴드와 친밀한 느낌을, 큰 곳은 큰 곳의 압도감을 주어서 좋았어요. 대부분은 굉장히 준수한 음향과 조명 퀄리티를 보여줬습니다. 또 밴드들의 연주와 관객 문화를 경험해 보시면 영국 밴드와 공연을 더욱더 사랑하게 되실 거예요. 유명하지 않은 밴드들도 공연을 정말 잘해요.❤️‍🔥 게다가 관객들이 정말 잘 놀고 반응도 뜨겁답니다!

📅 영국 공연 정보 찾아보는 법

제가 공연을 찾기 위해 사용했던 앱은 크게 'DICE', 'Bandsintown', 'Songkick' 이렇게 세 가지예요! DICE 같은 경우 지역과 기간을 설정해서, 해당 지역에서 특정 기간에 열리는 공연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개인적 경험으로는 작은 인디밴드까지 서칭이 많이 되었어요. Bandsintown 역시 같은 형식으로 검색되지만, DICE보다는 좀 더 규모 있는 밴드 공연들이 검색 결과로 나옵니다. 두 앱 모두 아티스트와 베뉴를 팔로잉할 수 있고, 내가 관심 있는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다른 아티스트의 공연을 추천해주는 기능도 있답니다. 둘 중 한 군데에만 공연 정보가 뜨는 경우가 있으니 두 앱을 다 사용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Songkick은 한 밴드를 검색하면 투어 중인지의 여부와 공연 일정, 유사한 아티스트 추천 목록을 함께 띄워줘서 비슷한 아티스트를 찾기가 쉬워요. Songkick의 추천이 제일 다양하고 취향에 맞아서 함께 사용하길 추천드립니다. 추가로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공연을 찾으신다면 'gigsinscotland'를 사용하신다면 쉽고 편하게 검색과 예매를 하실 수 있답니다! 

예매는 보통 Ticketmaster, Seeticket 등 앱 내 링크되어 있는 수많은 티켓 예매처에서 하게 될 거예요. (DICE는 앱 내 자체 예매 시스템입니다.) Ticketmaster의 경우 자체 리세일 기능이 있지만 모든 공연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DICE도 매진되었을 경우 리세일과 비슷한 개념으로 Waiting List에 티켓을 올릴 수 있지만 이 역시 모든 공연이 가능한 것은 아니니까요! 기본적으로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점 유념하시고 결제하셔야 합니다.

지난주 공연 덕후들에게 매우 큰! 이벤트가 있었죠. 바로 오아시스 내한공연 선예매와 일반예매가 있었습니다. 다들 티켓팅은 성공하셨는지요… 저는 호기롭게 앞자리에 도전했다 광탈 후 내한을 못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정신을 놓을 뻔했다가😇 다행히 2장을 잡은 지인 덕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던 하루였답니다…

저의 오아시스 덕질 연대기를 짧게 이야기하자면 7집 [Dig Out Your Soul] 발매 시기쯤 오아시스를 알게 되어 막 좋아하기 시작하던 2009년, 오아시스가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오아시스 보러 첫 락페에 갔다가 더 푹 빠지게 된 케이스입니다. 내한 한 달 뒤 오아시스는 갑자기 해체해버렸지만 당시 팬들과 함께 한동안은 ‘저러다가 다시 재결합할 거야’라며 희망 회로를 돌렸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는 걸 깨달은 건 오래 지나지 않아서였지만요.

내한을 기념해 저의 최애 오아시스 라이브 중 하나인 'Acquiesce'의 메인 로드(Maine Road) 라이브 영상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DVD <…There and Then>으로 발매된 라이브이고, 팬들에게 많이 언급되는 유명한 라이브인데요. 90년대 정석 브릿팝 스타일 착장의 20대 노엘과 리암, 그리고 들고 있는 모습이 몇 없는 노엘의 아이코닉한 유니언잭 기타가 메인 로드 라이브의 특징입니다. 이 라이브는 본 적이 없더라도 이날의 사진은 여기저기서 많이 보셨을 거예요. 맨체스터에서 열린 공연이었던 만큼 수많은 관중과 큰 떼창도 이 라이브가 좋은 이유입니다.

특히 'Acquiesce'는 항상 이 영상으로만 봤던 것 같아요. 'Acquiesce'는 리암이 벌스, 노엘이 코러스를 주고받는 노래인데, 이 라이브에서 카리스마 있게 1절 벌스를 끝낸 리암이 탬버린을 패대기(?) 치자마자 노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코러스를 이어 부르는 모습이 이 둘의 비슷하지만 다른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 좋아하는 포인트입니다. 내년에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Acquiesce'를 주고받으며 부르는 모습 기대해 봐도 될까요?🥹

- 박애주의 덕질 라이프 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