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애니메이션 타이업을 비롯해 지난 5월 부도칸 공연까지 성황리에 마치며 요 몇 년간 팝스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한 아티스트, 토모오입니다. 좋은 선율을 창작하는 송라이터로서의 역량, 피아노를 중심으로 구축한 블랙뮤직 기반의 정교한 그루브와 사운드, 다양한 장르에 걸쳐 호소력 있는 표현과 음색을 들려주는 보컬까지. 대중을 넘어 뮤지션과 평단에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는 중이죠. 다만 아직 한국에서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입니다. 우리나라 대중과는 애니메이션 <푸른 상자>의 엔딩곡이었던 슬로우 넘버 ‘コントラスト(Contrast)’ 정도가 가장 큰 연결고리였던 것 같네요.

저는 올해 4월 현지의 한 페스티벌에서 그를 미리 만나 볼 수가 있었는데요. 브라스를 대동한 압도적인 사운드 스케일이 저를 행복으로 충만하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따스한 메시지를 동반해 세상에 온기를 흘려보내는 ‘Present’, 용수철 같은 리드미컬함이 몸을 자연스레 움직이게 하는 ‘Super Ball’, 피아노 선율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훅을 들려주는 ‘オセロ’까지. 음악이 가진 순도 높은 힘을 고스란히 자신의 매력으로 환원해 대중에게 선사하는 토모오와의 특별한 순간을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꼭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후지록이라는 배경이 토모오라는 모뉴먼트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줄 곳, 바로 금요일의 레드마키 스테이지입니다.

 🎧 추천곡 

• Super Ball, オセロ, Grapefruit Moon

라우스바브(LAUSBUB)

7/25(금)｜나에바쇼쿠도(苗場食堂)

파소콘온가쿠클럽(パソコン音楽クラブ)

7/26(토)｜Tribal Circus

“DTM의 신시대가 도래한다!”라는 테마를 가지고 2015년 데뷔한 일본의 DTM(Desktop Music - 컴퓨터로 만든 음악 제작 방식을 총칭하는 말) 유닛이 바로 이 파소콘온가쿠클럽입니다. 이들의 특징이라면 롤랜드 SC 시리즈나 야마하 MU 시리즈 등 1990년대 등장한 빈티지 장비를 활용해 음악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과 이미지 속 복고 감성은 팀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더불어 직접 프로모션을 위해 제작하는 여러 콘텐츠들은 베이퍼웨이브의 요소 또한 떠오르게 하기도 하죠. 그들의 작품도 작품이지만, 제작에 참여했던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엔딩 테마 ‘ポケモンしりとり’를 들어보신다면 보다 직관적으로 그들의 매력이 감지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또한 유닛이 펼쳐 보이는 음악세계의 일부분이지만요.

이처럼 일본 전자음악 신에서 두각을 보이며 이미 일렉트로니카 신의 리빙 레전드라고 할 수 있는 토후비츠(tofubeats)의 샤라웃을 받는 위치에까지 올라섰죠. 사실 팀의 음악을 일정한 테두리 안에 가둬놓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테크노팝, 하우스, 디스코, AOR 등의 장르를 자유자재로 녹여내며, 트랙에 맞는 피처링 아티스트를 초빙해 그때그때 다른 시너지를 선보이기 때문인데요. 정규작 <Love Flutter>(2024)가 아주 좋은 예시가 될 듯싶습니다.

기본적으로 트렌드와의 타협을 시도함과 동시에 JPOP 특유의 정서와도 접점을 마련해 가는 매력적인 댄스뮤직이 집합해 있는 작품인데요. 드럼 앤 베이스 기반의 타이트한 비트가 시바타 사토코의 습기 찬 보컬과 좋은 합을 보이는 ‘Child Replay’, 시티팝을 해체해 재조립한 후 토후비츠의 왜곡된 보컬을 얹어 완성한 도회적 감성 트랙 ‘ゆらぎ’, 앞서 소개한 라우스바브와 클럽에서 교감을 나누는 모습을 음악으로 재현한 듯한 타카하시 메이 보컬의 ‘Drama’ 등 한마디로 규정 불가능한 러닝타임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복고주의가 아닌 현재적 관점에서 과거 기술을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죠.

2022년 후지 록 페스티벌 출연 당시 레드 마키의 새벽을 책임졌던 그들의 라이브가 완벽에 가까운 세트리스트로 심야의 관객들을 재차 광란으로 몰고 갔다는 후기를 보면, 3년 만에 그 광경이 파워업되어 재현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지난번 출연 시각이 새벽 한 시 반이었다면 이번엔 무려 새벽 네 시! 진정으로 밤을 새워 즐긴 자들에게 주어지는 화려한 피날레가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 추천곡 

• Inner Blue, KICK&GO, reiji no machi, UFO-mie

 👍 추천 라이브 영상 

• UFO-mie feat.The Hair Kid (LIVE "FINE LINE" Release Party at Shibuya WWW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