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건너뛰고 여름에서 바로 겨울로 넘어간 듯한 추위가 찾아오더니, 다시 가을을 돌려주듯 날씨가 조금 풀리는 한 주입니다. 하반기에는 페스티벌부터 뮤즈, 오아시스 등 대형 내한공연에 마음을 빼앗겨 신보를 챙겨듣는 속도가 조금 더뎠는데요. 살짝 지났지만 지난 9월 발매된, 마침 가을에 듣기에 아주 잘 어울리는 올리비아 딘의 앨범을 추천합니다.🤎

올리비아 딘은 에이미 와인하우스, 캐롤 킹, 로린 힐 등 과거 대가들의 영향이 묻어나는 영국 출신 팝소울(Pop-soul) 싱어송라이터로, 2021년 아마존 뮤직의 ‘올해의 신흥 아티스트(Breakthrough Artist of the Year)’로 선정되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9월 발매된 정규 2집 [The Art of Loving]은 영국 소울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1970년대 LA 사운드, 모타운(Motown), 재즈 힙합적 감성 등 다양한 사운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호평을 받았어요. 이 앨범으로 올리비아 딘은 영국 앨범 차트 1위에 올랐고,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는 최초로 네 곡을 동시에 영국 싱글 차트 Top 10에 진입시켰답니다. 또한 2021년 아델 이후 영국 여성 솔로 아티스트 중 가장 높은 첫 주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라이브 영상에서는 올리비아 딘의 고혹적인 음색과 여유로운 그루브가 더욱 잘 묻어나는데요. 빈티지하면서도 따뜻한 색감의 무대, 소울풀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Nice To Each Other’를 특히 추천합니다.

라디오헤드가 7년 만에 무대에 복귀했습니다. 지난 11월 4일 마드리드 모비스타 아레나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밴드의 긴 공백 이후 처음으로 열린 공식 무대로,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올겨울까지 이어질 컴백 투어의 첫날이자, 2018년 'A Moon Shaped Pool' 투어 이후 중단됐던 그룹 활동의 재시작을 알리는 무대였습니다. 각자 새로운 밴드나 솔로 프로젝트 등으로 개별 활동을 이어오던 멤버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 순간이었어요.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밴드가 예고했던 대로 ‘In the round’, 즉 360도 무대 형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입니다. 관객이 사방에서 무대를 둘러싼 가운데, 밴드는 투명한 LED 스크린으로 감싼 원형 무대 위에서 공연 영상을 실시간으로 투사하며 연주를 이어갔어요. 또한 밴드는 이번 투어를 "버스킹처럼 유연한 세트리스트로 진행한다"며 총 65곡 이상을 사전에 리허설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매일 다른 흐름과 구성을 시도하는 이번 투어의 콘셉트는, 오랜만의 복귀를 단순한 회귀가 아닌 실험적 무대로 만들었습니다.

셋리스트는 최근 틱톡에서 바이럴을 일으키며 미국 차트에 재진입한 ‘Let Down’을 첫 곡으로 시작했고, 전반적으로는 6집 [Hail To The Thief]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특히 2004년 이후 약 20년 만에 다시 연주된 ‘Sit Down. Stand Up’이 큰 환호를 받았어요. 여기에 3집 [OK Computer]와 7집 [In Rainbows]의 수록곡들도 고르게 포함되며 밴드의 커리어를 가로지르는 폭넓은 구성으로 완성됐습니다.

라디오헤드는 이번 마드리드 공연을 시작으로 12월까지 볼로냐, 런던, 코펜하겐, 베를린을 순회하며 각 도시에서 4회씩, 총 20회의 유럽 투어를 이어갑니다. 새 앨범 가능성에 대해서 조니 그린우드는 “새로운 음악이 나올지는 모르겠다”라고, 톰 요크는 “투어 이후의 일은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놀랍다”라고 일축했어요. 한편 라디오헤드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았던 것은 2012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이었는데요. 이번 투어가 단순한 회고나 재결합의 성격을 넘어, 향후 월드 투어로 확장되거나 새로운 앨범과 함께 활동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부지런한 베짱이 ryn🌿

글로벌 라이브 시장의 무게 중심이 점점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는 뉴스를 최근 본 적이 있는데요. 생각해 보면, 몇 년 새 저의 새로운 버킷리스트에 추가된 아시아 페스티벌들이 부쩍 많아진 것도 같아요. 아시아의 음악 시장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여러 기사들을 살펴봤습니다.🕵️

 🤑 약 85조 원 규모로 성장 중인 아시아 음악 시장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아직 성장 여력이 크고,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음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작년 아시아의 음악 관광 시장 규모*는 약 30조 원에 달했으며, 그중 콘서트와 페스티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해요. 2030년이 되면 시장 규모는 약 589억 달러(한화 기준 약 8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젊은 인구층, 중산층의 급속한 성장, 음악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트리밍 이용 증가, 그리고 '라이브 공연' 등 경험 소비의 확대가 이러한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라이브 공연은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하나의 경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 음악 관광 시장 규모는 콘서트·페스티벌뿐 아니라 여행·숙박 등 전체 음악 관광 소비를 포함한 수치입니다. 

 🇹🇭 새로운 공연 핫플로 떠오른 태국 

해외 아티스트 투어 시장이 탄탄한 일본, '케이팝'이라는 메가 음악 트렌드를 중심으로 성장해 나가는 한국뿐 아니라, 태국이 아시아 공연 시장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태국에서는 매년 500개 이상의 콘서트가 개최되고, 그중 인디 페스티벌은 매년 20개 이상씩 증가해 마치 '콘서트 인플레이션'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정도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EDM 페스티벌 브랜드인 '투모로우랜드'가 2026년 아시아 첫 개최지로 태국 방콕을 선택하기도 했는데요. 내년부터 5년간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2030년까지 약 100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태국의 방콕과 파타야에서는 '슈퍼소닉', '롤링라우드', '크림필즈' 등 글로벌 브랜드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기도 하죠.

 🎸 나라별 라이브 시장의 특징 

한국의 콘서트 시장은 여전히 케이팝이 주된 장르지만, 최근 일본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이 연달아 열리며 젊은 세대 사이에서 견고한 제이팝 관객층을 만들고 있는데요. 요네즈 켄시, 유우리, 미세스 그린 애플 등 올해 내한 투어를 진행한 일본 아티스트들은 공연당 약 1~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죠. 여전히 아시아 투어를 하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관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일본의 공연 시장은 제이팝, 애니메이션, 락, EDM 등 다양한 장르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해 수십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글로벌 페스티벌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어요.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EDM과 락 장르의 페스티벌이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고 해요. 주요 페스티벌로는 태국 방콕에서 12월에 열리는 '크림필즈 아시아',  팟타야에서 열리는 '롤링라우드' 마찬가지로 1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자카르타 웨어하우스 프로젝트(DWP)'등이 있습니다.

- 공연 친화적인 삶 짱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