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엔 '2022 상상실현 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상상실현 페스티벌은 2012년부터 춘천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페스티벌로, 다양한 국내 인디 뮤지션이 출연해요. 올해 티켓은 오픈한지 1분 만에 매진됐는데요.🔥 메인 스테이지엔 발 디딜 틈 없이 관객이 가득했어요.

한여름처럼 무더웠지만, 강원도의 맑은 하늘과 호수를 끼고 듣는 음악은 더없이 평화로웠습니다. 시원하고 쾌적한 아트센터 실내에서 중간중간 쉴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고요.🤭 대중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부터 신진 아티스트까지 다양해 새로운 음악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춘천까지 교통편도 좋고,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도 운영해서, 당일치기 여행 다녀오듯 큰 부담 없이 즐거운 페스티벌이었어요. 

올해 처음 가봤는데 내년에 또 가고 싶어지는 페스티벌이었습니다. 이렇게 굵직한 대형 페스티벌에 비해서는 덜 알려졌지만, 그래도 꼭 소개하고 싶은 여러분만의 페스티벌이 있나요? 있다면 어디인가요?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피하도록 도와주는 곳이 바로 그늘입니다. 지칠 때 쉬어가는 곳이죠. 실내 에어컨의 찬 기운보다도 그늘 아래의 자연스러운 서늘함이 더 기분 좋기도 해요. 습관적으로 그늘을 찾긴 하지만, 공간이 분리된 것도 아닌데 한 걸음 차이로 더위가 가시고 눈부심이 덜어지는 게 새삼 신기하죠. 이런 그늘처럼, 특별한 큰 힘이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몸과 마음의 열을 식혀주고 천천히 숨을 고르게 해주는, 그런 그늘 같은 노래가 있으실까요?

상반된 이야기지만, 사실 에디터가 이 주제를 시작한 이유는 그늘이라는 단어가 주는 다른 느낌에 있습니다. ‘그늘진 얼굴’이라고 말할 때 쓰이는 그늘이죠. 음, 그늘보다는 ‘그림자’의 어감과 더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 블라인드를 길게 내려두고 햇빛을 피해 외부와 단절된 듯 그늘 속에 누워있기. 우울감이 들긴 하지만 그와 함께 찾아오는 차분함이 그리울 때도 있답니다. 개인적인 일로 우울해지는 건 달갑지 않아도, 노래의 힘을 빌려 우울을 맛보는 건 또 다른 경험이니까요.

각자가 생각하는 ‘그늘’ 같은 노래로 여덟 번째 뮤직 팔레트를 가득 채워주세요!

헤어라인부터 시작해 오른눈을 가로질러 오른쪽 턱 선에서 끝나는 빨갛고 파란 번개. 이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메이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가수’에 해당하는 이모지가 얼굴에 이 번개무늬를 띄고 있는 것만 봐도 말 다 했죠? 본인의 대표 장르인 글램 록을 넘어서서 대중음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데이비드 보위. 오늘은 보위가 정규 6집 [Aladdin Sane]에서 선보인 그의 번개 화장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보위는 활동 시기마다 달라지는 여러 페르소나로 유명한 아티스트였습니다. 그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페르소나는 5집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의 ‘지기 스타더스트’였는데, 이 설정은 성 정체성을 여러 개 가진 외계인 락스타였습니다. ‘지기 스타더스트’가 너무나도 아이코닉해지자 이에 부담을 느낀 보위는 더 이상 ‘지기 스타더스트’로서 살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 후에 나온 페르소나가 바로 얼굴에 번개를 가진 일명 ‘일렉트릭 보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기 스타더스트’의 임팩트가 너무 컸던지라, 보위 본인도 ‘일렉트릭 보이’가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지금 봐도 붉은 멀렛 머리와 창백한 피부톤, 중성적인 섹스어필 등 겹치는 부분이 많긴 합니다.

‘일렉트릭 보이’의 얼굴이 사용된 [Aladdin Sane]의 앨범 커버는 사진가 ‘브라이언 더피’의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더피에 따르면, 커버 촬영 현장에서 보위가 얼굴에 번개 문양을 그려 넣고 싶다고 요청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피에르 라 로체’가 더피의 스튜디오 안에 있던 파나소닉 사의 밥솥에 그려져 있던 번개 모양을 보위의 얼굴에 크게 베껴 그렸습니다. 보위는 ‘지기 스타더스트’ 시절에도 그랬듯이 원활한 메이크업을 위해 눈썹을 밀고, 가부키처럼 창백한 베이스 화장을 한 뒤, 이탈리아의 화장품 샵에서 공수해 온 화려한 네온 색깔의 쉐도우까지 추가했습니다. 라 로체에 따르면 보위는 ‘메이크업에 완벽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시대적으로 다소 무리가 될 수 있었던 파격적인 컨셉의 페르소나를 완벽히 소화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시대를 앞서간 만큼 많은 열광과 비난을 동시에 들었던 데이비드 보위. 하지만 많은 전설들이 그렇듯 보위는 끝까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했고, 전설로서 눈을 감았습니다. 그의 음악만큼이나 아이코닉한 메이크업과 패션은 음악사에 굵은 획으로서 길이 남을 것입니다.

출처: CNN, INDEPENDENT, VOUGE

- 재미있고 싶은 짬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