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는 영국의 싱어송라이터로, 2016년 조나스 블루의 'By Your Side', 잭스 존스의 'You Don't Know Me'에 피처링하며 유명해지기 시작했어요. 이듬해엔 유망한 신인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BBC 'Sound of 2017'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비욘세, 존 레전드, 데이비드 게타 등 거물급 뮤지션의 곡 작업에 참여하며 송라이팅 실력을 드러내오다가 드디어 자신의 정규 앨범을 발매했어요.

이번 앨범은 나오기까지의 과정에 주목할 만합니다. 소속사와의 분투 끝에 발매한 앨범이거든요. 레이는 작년 6월 회사가 앨범을 내주지 않는다며 괴로운 심경을 고백했어요. 회사는 "먼저 싱글 성적이 잘 나와야 한다, 스타일을 수정해야 한다"며 앨범을 내지 않았다고. 7년 동안 정규 앨범 한 장 내지 못했던 레이는 결국 회사와 계약을 해지하고서야 앨범을 낼 수 있었습니다.

독립한 레이는 보란 듯이 잘 되는 중입니다. 독립하자마자 전 회사를 시원하게 저격한 'Hard Out Here.'를 싱글로 공개했고요. 이후 발매한 싱글 'Escapism.'는 영국 싱글 차트 1위까지 올라갔어요. 이번 앨범에서는 이 두 곡을 포함해 팝, 블루스, 힙합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밝고 신나는 댄스 팝으로 사랑을 노래했던 지난 미니 앨범과 달리, 깊어진 사운드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고백해요. 라이브 영상을 찾아보면 보컬 실력도 워낙 출중해서 앞으로 더 뜰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추천곡: Escapism., The Thrill Is Gone., Worth It. 

아이묭, 요아소비, 오피셜히게단디즘, 킹누 등 국내에서도 일본 뮤지션의 인기가 부쩍 느는 요즘입니다. 일본은 락 페스티벌과 밴드 공연이 활발히 열리는 곳인 만큼, 밴드 좋아하는 분들은 일본 밴드에도 관심 있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그런 분들에게 추천하는 밴드, 칠리 빈즈입니다.

칠리 빈즈는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3인조 여성 락 밴드입니다. 2019년 결성된 이후 산뜻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음악, 노련한 라이브 실력으로 금세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음악적 스타일은 신선하면서도 락킹한 '네오 개러지'를 지향한다고 스스로 설명하는데요. 대표곡 'lemonade'는 2021년 8월 발매 당시 스포티파이 '바이럴 50 - 일본' 플레이리스트에서 일간 1위를 차지했고,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300만을 넘겼습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칠리 빈즈는 작년 일본의 상징적인 페스티벌 '섬머소닉(오사카)'과 '락 인 재팬'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이번 앨범은 20분이 안 되는 짧은 길이지만, 각각의 곡이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특히 2번 트랙 'rose'에는 요즘 'odoriko', 'Tokyo Flash'로 인기몰이 중인 바운디가 피처링으로 참여했어요. 전부터 친한 선배로서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해왔는데, 이번엔 보컬 피처링까지 얹어봤다고 합니다. 3번 트랙 'duri-dade'도 인상적인데요. 야성적이면서도 쫀득한 게, 레드 핫 칠리 페퍼스를 동경하며 지었다는 밴드 이름과 잘 어울리는 곡이에요.

추천곡: daylight, rose, duri-d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