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우정 노래'라고 하면 어떤 곡이 떠오르시나요? 사랑 노래나 이별 노래는 옛날부터 차고 넘치게 많았고, 요즘은 자기 자신에 대한 노래도 많은데, 유난히 우정을 다루는 곡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여기 비슷한 생각에서 시작돼 '플라토닉 록'을 자처하는 새앨범이 있습니다. 2018년에 데뷔해 Idles, Fontaines D.C., Black Country New Road와 함께 영국 포스트 펑크 씬에서 활약하는 밴드. 셰임의 세 번째 정규 앨범입니다.

지난 1,2집으로 내면의 이야기를 충분히 다뤘다고 생각한 셰임은 이제 외부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래서 우정이라는 주제 하나로 정규 앨범을 만들기로 해요. 첫 번째 트랙 'Fingers of Steel'은 시작부터 친구의 어깨를 툭툭 다독이듯 털털하게 격려를 건넵니다. 펑키한 'Six-Pack'에서는 친구들과 한바탕 정신없는 일탈을 즐겨요. 'Alibis'는 친구들이 자신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그게 얼마나 힘이 될 수 있는지 노래하고요. 'Different Person'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을 때의 당황스러운 마음을 표현합니다.

'Orchid' 한 곡을 제외하고 모두 라이브로 녹음되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셰임은 라이브가 자신들의 강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앨범에도 그 성격을 반영하고 싶었대요. 베이스, 드럼, 기타, 보컬 순으로 녹음하던 이전 방식과 달리, 만족스러운 테이크가 나올 때까지 한 곡을 수십 번씩 반복하며 녹음했다고. 그래서 정말 힘들었지만, 덕분에 여태까지 작업한 앨범 중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정도 돈독해졌고요.

추천곡: Fingers of Steel, Six-Pack, Different Person

그레이시는 인스타그램에 자작곡을 올리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대표곡 '21', 'I miss you, I'm sorry'로 유명해졌습니다. 어려서부터 매일 일기를 썼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작곡으로 이어졌다고 해요. 그만큼 진솔하고 섬세한 스토리텔링이 돋보입니다. 대부분 속삭이듯 부르는 '위스퍼 팝' 창법으로 차분한 울림을 줘요. 

[Good Riddance]는 그레이시가 가수로 활동한지 2년 만에 발매하는 첫 정규 앨범입니다. 앨범명은 무언가로부터 벗어났을 때의 후련한 해방감을 뜻하는 표현인데요. 실제로 앨범을 만들면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가감없이 가사를 써 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테일러 [folklore] 앨범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한 밴드 더 내셔널(The National)의 아론 데스너가 프로듀서로 참여했어요. 덕분에 20대의 혼란, 깨달음, 성찰을 어쿠스틱 포크 질감으로 녹여낼 수 있었다고 하네요.

추천곡: I know it won't work, Full macine, Diffic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