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보고 와서 다시 일상을 이어가다 보면, 여운을 곱씹을 새도 없이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 평일 저녁 공연은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지난달 선셋 롤러코스터 내한 공연을 다녀온 것도 벌써 3주가 다 됐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공연 당일 예스24 라이브홀이 거의 가득 찼는데, 다녀오신 분들 계시나요?🌅

선셋 롤러코스터 공연은 밴드 이름답게 지는 노을처럼 아름답고 낭만적이었어요. 'My Jinji', 'I Know You Know I Love You' 등 국내에서 잘 알려진 대표곡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라이브에서는 뜻밖에도 색소폰이 엄청난 신 스틸러였답니다.🎷 압도적인 솔로로 순식간에 공연장을 재즈 바로 만들어버렸거든요. 음악은 편하게 듣기 좋은 이지리스닝 계열에 속하지만, 라이브에선 쩌렁쩌렁 울려 퍼지거나 빠르게 달리는 순간도 있어서 신났어요. 그래서인지 작년 이지 라이프 내한 공연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카페 BGM 같은 음악이 많아 차분하게 감상할 줄 알았는데, 막상 가서는 재밌게 놀고 왔거든요.

역시 공연에선 음악으로만 들을 땐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귀 기울여 듣지 않았던 소리가 들리거나, 상상도 못했던 멤버의 쇼맨십이나 귀여움을 발견하게 되거나. 여러분은 실제로 공연에서 처음 보고 가장 의외였던 모먼트는 언제였나요?

특히 예사홀은 무대가 넓고 높아 규모가 큰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1층 스탠딩 구역 뒷줄에서 봐도 훌륭한 시야가 펼쳐집니다. 돌출 무대 설치도 가능해 더 신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공연마다 돌출 무대 여부가 다르니, 미리 확인하는 센스!)

프랭크 오션, 코첼라 생중계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코첼라의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였던 프랭크 오션. 프랭크 오션은 2016년 이후 신곡 발표가 없었고, 5년 동안 공연을 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2020년엔 코첼라 라인업에 올랐다가 코로나로 취소됐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이번 코첼라는 많은 팬들이 고대하던 자리였고, 유튜브 생중계로 보겠다고 대기하던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공연 당일, 갑자기 프랭크 오션 공연은 생중계되지 않을 거란 공지가 나왔습니다. 생중계만 기다리던 사람들은 대신 현장 관객이 송출하는 라이브 방송이라도 찾아보기 위해 온라인을 뒤졌어요. 라이브 방송 링크는 빠르게 공유됐고, 수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로드도 현장 관객의 인스타 라이브 방송에 들어온 게 포착됐어요.

게다가 프랭크 오션 공연은 거의 1시간 늦게 시작해서 일찍 끝냈는데요. 알고 보니 프랭크 오션은 코첼라를 며칠 앞두고 심각한 발목 부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과격한 활동을 최소화하라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급하게 무대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대요. 기존에는 무대에 아이스 링크를 설치해 약 백 명의 댄서와 함께할 계획이었는데, 공연 직전에 세트를 해체하느라 시작이 늦어졌고, 늦게 시작했더니 사전에 협의된 종료 시간을 한참 넘겨서 빨리 끝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코첼라는 주최 지역인 인디오 시에 약 12만 달러(한화 약 1억 6천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고 해요.

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1시간 지각에 일찍 끝난 데데가, 리믹스를 많이 틀고 노래를 생략하는 등 성의가 없어 실망스러웠다는 목소리도 나왔고요. 부상을 입었으니 어쩔 수 없었고, 그래도 라이브만큼은 너무 좋았다는 후기도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미국 최대 대중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되어 1주 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첫째날 헤드라이너 배드 버니는 라틴 음악의 역사를 정리하며 현시점 라틴 팝의 위상을 증명했어요.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헤드라이너에 올랐던 블랙 핑크는 대표곡과 함께 멤버별 솔로곡까지 선보였습니다. 페스티벌 종료 후 코첼라는 유튜브에 아티스트 별로 한 곡씩 영상을 업로드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코첼라 공식 채널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