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에서 이 밴드의 공연을 볼 때면, 음악 안에서만큼은 푸르른 청춘의 감각이 영원히 보존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각종 페스티벌과 해외 투어로 다국적 입지를 다져나가는 동시에, 독보적인 앨범 커버로 음반 콜렉터들 사이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팀이죠. 보컬 오주환의 반려 고양이 이름 요다(Yoda)를 뒤집어 이름 붙인, 이름부터 사랑스러운 밴드. 4인조 신스팝 밴드 아도이가 정규 2집을 발매했어요.

이번에도 컬러풀한 앨범 커버가 먼저 눈에 띄는데요. 삼성, 코카콜라, 나이키 등 여러 유명 기업과의 콜라보는 물론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전시를 가졌던 팝 아티스트 존 버거맨(Jon Burgerman)이 작업했어요. 쨍하고 다채로운 색감이지만 잘 살펴보면 모두가 웃는 표정은 아닌데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편안하고 듣기 좋으면서도, 하나씩 들어보면 멜랑꼴리함이 묻어나기도 하는 트랙리스트와 잘 어울리는 듯 보입니다. 실제로 '아도이스러운' 사운드를 기반으로 드림팝, 인디팝, 신스팝,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를 녹여보려 노력했대요.

분위기를 타며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기 좋은 앨범입니다. 그래도 꼽아보자면 동동거리는 팜뮤트와 절제된 그루브가 매력적인 'Avenue', 로우파이 인디팝 질감의 'Model'을 추천해요. 가장 록킹한 마지막 트랙 'Jet'은 탁 트인 야외 페스티벌에서 들으면 시원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자장가 같은 어쿠스틱 발라드 'One Last Song'도 이제까지 아도이에게서 들어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이라 인상적이네요.

🖤 추천곡 : Avenue, Model, Jet

기타 없이 베이스와 드럼으로만 구성됐음에도 거친 사운드를 자랑하는 밴드입니다. "이게 정말 베이스로 내는 소리가 맞아?"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면서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데요. 아직 한국을 찾은 적이 없어 내한을 바라는 국내 팬도 은근히 많은 팀이죠. 어느덧 10년 차를 맞이하는 영국의 록 듀오, 로열 블러드가 네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했어요.

이번 앨범은 로열 블러드가 처음으로 외부 프로듀서 없이 만든 앨범입니다. 두 멤버가 셀프 프로듀싱을 맡으며 '이게 정말 로열 블러드다운 음악인지'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었다고 해요. 보컬 마이크는 "스튜디오에서 가장 처음 연주하는 데모나 테이크가 진짜다"라는 잭 화이트의 기조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어요. 전작과 달리 곡을 해부하고 재조립하는 데 시간을 쏟지 않고, 가사에도 그렇게 많은 의미를 담지 않았다고. 그래서 가장 솔직하고 대담한 앨범이 완성됐고, 제목도 '수면 아래(본능)로의 회귀'라 붙였다고 합니다.

앨범은 로열 블러드의 주전공인 헤비한 스타일로 시작됩니다. 1, 2번 트랙 'Mountains At Midnight', 'Shiner In The Dark'에서는 늘 그래왔듯 지저분하게 으깨진 베이스 리프가 차지게 반복돼요. 하지만 'How Many More Times', 'There Goes My Cool' 같은 곡에서는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가 들려오며 분위기가 반전되기도 합니다. 두 곡은 비틀즈풍의 코드 전개를 참고했고, 글램 록의 영향도 녹여냈어요. 앨범이 전처럼 마냥 하드하지는 않아 기존 리스너 사이에서 약간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데요. 이런 템포의 이완을 주목하며 감상해보는 것도 재밌겠습니다.

🖤 추천곡 : Mountains At Midnight, High Waters, There Goes My C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