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토 이틀간 홍대 일대 공연장에서 '뮤콘 2023 쇼케이스'가 열렸습니다. 저는 섬머소닉에서 한 곡 밖에 보지 못해 아쉬웠던 챤미나가 라인업에 있다는 소식을 공연 전날 뒤늦게 접하고는 부랴부랴 금요일 뮤콘에 가게 되었습니다. 예매는 이미 매진이 되어서 현장 등록이 가능하길 바라며 퇴근하자마자 달려갔는데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다행히 입장할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한 play 스퀘어는 공연이 한 시간이나 딜레이 되어서 앞 순서였던 글렌체크부터 볼 수 있었어요! 오히려 좋아👍 하지만 일찍부터 타임 테이블에 맞춰서 공연을 보러 다니셨던 관객분들은 당황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저는 글렌체크, 챤미나, 홍이삭의 무대를 보았는데요. 아무래도 라이브 스트리밍이 함께 진행되는 행사였고 페스티벌이나 단독 공연이 아니라 열광적인 관객 분위기가 만들어지진 않았지만 비교적 작은 공연장에서 진행되어 아티스트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현지시간 9월 12일, 미국 뉴저지에서 '2023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2022 MTV Video Music Awards·VMA)'가 열렸습니다.📺

VMA는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의 주요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힙니다. 시상식 이름에 맞게 올해의 비디오, 베스트 감독, 베스트 시각효과, 베스트 아트 디렉팅 등 영상과 관련된 부문을 포함해 시상해요. 여름에 열리는 시상식이라 여름 노래 부문이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후보와 수상 결과🏆 

올해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최다 후보자가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작년 연말 [SOS]를 발매해 10주 연속 빌보드 1위를 지켰던 SZA가 6개 부문에 오르며 뒤를 이었어요. 그외 도자 캣, 킴 페트라스, 마일리 사이러스, 니키 미나즈, 올리비아 로드리고, 샘 스미스가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결과는 역시 테일러 스위프트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올해의 아티스트,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베스트 팝 등 주요 부문을 휩쓸었어요. 흥미로운 부분은 베스트 감독 상입니다. 원래 베스트 감독 상은 뮤직비디오 감독에게 주어지는데, 테일러는 직접 뮤직비디오 감독을 맡았기에 감독 상까지 본인이 수상했어요. 신인상은 드릴로 주목받으며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여성 래퍼 아이스 스파이스(Ice Spice)에게 돌아갔고요. 재작년 유로비전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후 꾸준히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탈리아 밴드 모네스킨(Måneskin)이 베스트 락을 수상했네요. 

한국 아티스트로는 블랙핑크가 올해의 그룹, 베스트 코레오그래피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BTS 정국은 'Seven'으로 여름 노래 부문을 수상했어요. 올해 'Cupid'로 빠르게 도약했던 피프티피프티는 2개 후보에 올랐지만 트로피를 가져가지는 못했습니다. 보이 그룹으로는 북미에서 강세를 보이는 스트레이 키즈가 베스트 케이팝,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베스트 푸시 퍼포먼스를 하나씩 수상했습니다.

 퍼포먼스🎶 

VMA는 매년 화려하고 아이코닉한 공연들로 화제가 됩니다. 꾸준히 회자되는 마이클 잭슨, 마돈나, 레이디 가가, 마일리 사일러스의 무대가 이곳에서 나왔는데요. 올해는 Nicki Minaj, Doja Cat, Shakira, Anitta, Demi Lovato, Olivia Rodrigo, Fall Out Boy, Måneskin, Lil Wayne 등 총 18팀의 아티스트가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바로 지난 주 금요일 정규 2집을 발매한 뒤 첫 무대를 가졌습니다. 싱글로 선공개했던 'vampire'와 팝펑크 스타일의 신곡 'get him back!'을 불렀어요. 'vampire'는 뮤직비디오처럼 무대 구조물이 무너지고 사고가 생겨 올리비아가 당황하는 것처럼 연출했습니다. 스태프의 도움을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가는 것으로 마무리돼요. 

'WAP' 이후 다시 뭉친 카디비와 메간 디 스텔레온 역시 지난 주 발매한 따끈따끈한 신곡 'Bongos'를 선보였고, 니키 미나즈는 11월에 발매될 새앨범의 수록곡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어요. 도자 캣도 다음 주 발매될 신보의 세 곡을 불렀습니다. 마지막 공연은 힙합 50주년 트리뷰트 무대로, 그래미와 마찬가지로 VMA도 힙합 탄생 50주년 기념 메들리를 선보이며 대미를 장식했어요. 

현재 MTV 유튜브 채널에 모든 공연이 업로드되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MTV 공식 채널을 확인해보세요.

넷플릭스에 일본 뮤지션의 콘서트 영상이 한꺼번에 풀렸습니다. 어제 9월 12일부터 아이묭, 후지이 카제, 우타다 히카루, 호시노 겐, 범프 오브 치킨의 콘서트 영상을 한국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게 됐어요. 걸그룹 퍼퓸의 콘서트와 솔로 가수 리사의 다큐멘터리도 9월 말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VPN 우회로 해외 넷플릭스에 접속해 자막 없이 봐야 했던 팬들에겐 반가울 소식이에요.

갑자기 풀리기 시작한 건 OTT 자율등급제의 영향입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상업적인 영상물은 모두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사전 심사를 거쳐야 서비스할 수 있었어요. (참고로 내한 공연도 영등위 심사를 거쳐야 열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등위 홈페이지에 등록된 심의건을 조회해 내한할 아티스트를 미리 파악하는 게 공연 덕후들 사이에선 유명한 방법이죠.👀)

그런데 일본에서 제작된 영상물은 심사가 더 까다롭고 오래 걸렸습니다. '비디오물'이 아닌 '영화물'로 분류됐기 때문이에요. 영화물은 심의까지 최소 몇 개월이 소요되다 보니 공개 시기를 놓쳐 서비스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고, 볼 수 있는 영상도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부터 OTT 업체는 자체적으로 영상 등급을 분류할 수 있게 하는 'OTT 자체 등급 분류 제도'가 시행됐습니다. 이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만 아니라면, OTT 플랫폼은 영등위를 거치지 않아도 영상을 서비스할 수 있게 됐어요. 넷플릭스도 지난 6월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됐고, 한글자막 작업을 거쳐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풀고 있습니다.

OTT로 음악 다큐멘터리나 콘서트 영상을 찾아보는 데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최근 이러한 배경과 업데이트를 참고하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어제 아이묭 콘서트부터 봤는데, 가사와 멘트 모두 자막이 제공되어서 굉장히 즐겁게 감상했네요. 후지이 카제도 차차 볼 예정입니다. 여러분은 또 어떤 아티스트의 콘서트 영상이 기대되고 보고 싶나요?

- 부지런한 락덕 베짱이 ry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