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음악 덕후들의 연례 행사인 제12회 서울레코드페어(이하 서레페)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서레페는 작년 문화역서울284에서 삼성동 코엑스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습니다. 작년 문화역서울284는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엘피와 잘 어울렸다면, 올해 코엑스는 넓은 실내에서 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어요. 내부에 쉴 공간도 많았고, 오픈런 방문객들도 실내에서 춥지 않게 대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서레페의 하이라이트라면 역시 서레페 최초공개반, 한정반, 그리고 음악과 관련된 각종 프로그램일 텐데요. 올해는 총 30종 이상의 엘피가 서레페에서 최초 공개됐고, 장기하·다브다·머드 더 스튜던트 등 7종의 엘피가 서레페에서만 한정으로 판매됐습니다. 그 외에도 음악가와 기획자로부터 직접 음반 제작기를 들어볼 수 있는 토크, 사인회, 공연, 타로점 이벤트까지 이틀 간 알찬 일정으로 구성됐어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한참 디깅하다 보니 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서레페는 엘피가 중심이 되지만, 엘피가 전부는 아니라 더욱 재밌습니다. CD, 카세트테이프, 굿즈도 모두 구경할 수 있어요. 그리고 부스에 따라 적극적인 추천과 설명을 아끼지 않는 셀러 분들이 있어서, 고수에게 귀동냥으로 음반 잡학을 얻어 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음향 기기와 엘피 청음은 물론, 입점한 국내 주요 음반 업체도 고루 살펴볼 수 있어요. 특히 1952년 창립돼 71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아시스레코드의 전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아시스레코드의 역사뿐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 전반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전시였어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여러모로 둘러볼 거리가 풍성한 행사였습니다. 올해는 이미 연말 단독 공연 예매로 지출이 커 음반 구매를 절제했지만, 내년엔 더욱 두둑한 지갑으로 방문하리라 다짐하게 됐네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프리마베라 사운드(Primavera Sound)가 2024년 라인업을 발표했습니다.

내년엔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 펄프(Pulp), 시저(SZA), 디스클로저(Disclosure), FKA 트윅(FKA Twigs), 저스티스(Justice), 미츠키(Mitski), 더 내셔널(The National), 피닉스(Phoenix), PJ 하비(PJ Harvey),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가 헤드라이너를 맡습니다. 5일에 걸쳐 여러 스테이지에서 진행되다 보니 헤드라이너도 많은 편인데요. 팝, 록, 인디,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헤드라이너의 성별 밸런스가 균등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밖에 찰리 XCX(Charil XCX), 킴 페트라스(Kim Petras), 트로이 시반(Troye Sivan), 로미(Romy), 요 라 텡고(Yo La Teng), 데프톤즈(Deftones) 등 무려 150팀 이상의 아티스트가 등장해요.

한국 아티스트로는 이미 코첼라(Coachella), 후지록(Fuji Rock Festival) 등 대형 글로벌 페스티벌을 거쳐온 DJ 페기 구(Peggy Gou)가 출연합니다. 또한 바밍타이거와 실리카겔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어요. 두 밴드 모두 해외 페스티벌로는 작년 홍콩 클라켄플랍(Clockenflap) 페스티벌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요. 바밍타이거의 경우 올해 미국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페스티벌에서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팀에게 주어지는 '그룰케 프라이즈(The SXSW Grulke Prize)'를 수상했을 만큼, 다국적 무대로 뻗어가고 있는 팀입니다.

프리마베라 사운드는 2001년 처음 시작돼 매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페스티벌입니다. 연평균 약 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유럽 최대 규모의 페스티벌 중 하나로 꼽혀요. 대규모 페스티벌임에도 시골에서 열리는 캠핑형 페스티벌이 아닌, 시티뷰를 자랑하는 도심형 페스티벌인데요. 낮잠 문화인 '시에스타(Siesta)'를 보유한 나라답게 첫 공연이 오후 4시에 시작되고, 헤드라이너 공연은 자정에 시작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올해는 블러(Blur), 할시(Halsey),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디페시 모드(Depeche Mode), 로살리아(Rosalía),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가 헤드라이너를 맡았습니다.

한편 프리마베라 사운드는 올해 처음으로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두 지역에서 라인업을 공유하며 개최하는 시도를 했다가, 내년엔 다시 바르셀로나 한 곳에서만 진행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2024년 프리마베라 사운드는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개최됩니다.

- 부지런한 락덕 베짱이 ry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