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서는 뮤지션입니다. 영국의 팝 가수 두아 리파가 4년 만에 정규 3집을 발매했어요.

이번 앨범은 테임 임팔라(Tame Impala)의 케빈 파커(Kevin Parker)가 프로듀싱으로 참여하며 70년대 사이키델릭 팝을 수용했다고 알려졌어요. 작년 리드 싱글로 발매됐던 'Houdini'가 딱 그랬는데요. 전체 앨범을 들어 보면 딱히 사이키델릭한 배경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전작 [Future Nostalgia]가 주요 음악 시상식을 휩쓸고, 디스코 부흥의 시발점으로 꼽힐 만큼 파급력이 컸기에 이번 3집은 상대적으로 심심하고 무난하다는 평이 많네요. 그래도 여름에 듣기 좋은, 시원하고 여유로운 댄스팝을 원한다면 괜찮은 앨범입니다.

급진적 낙관주의라는 제목처럼, "혼란을 우아하게 헤쳐나가고 어떤 폭풍우도 이겨낼 수 있단 생각"으로 만든 앨범이라는데요. 그래서인지 그의 강점인 중저음 보컬이 새삼 대담하게 들립니다. 베이스 그루브가 매력적인 'These Walls', 'Watcha Doing' 두 곡을 가장 추천해요.

팝펑크에 관심 많은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윌로우가 일곱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윌로우는 지난 몇 년간 [Lately I Feel Everything](2021), [Coping Mechanism](2022) 두 장의 앨범을 발매하며 차세대 팝펑크 유망주로서 주목받아왔습니다. 기세에 걸맞게 Blink-182의 트래비스 바커(Travis Barker),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 영블러드(Yungblud)와 협력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엔 과감하게 커브를 틀고 재즈와 펑크(Funk)의 영향이 묻어나는 앨범을 발매했어요. 불규칙적으로 전환되는 리듬과 현란하게 뻗어나가는 피아노 선율, 그 위로 호기롭게 뱉는 보컬이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윌로우는 내가 정말로 어떤 음악가가 되고 싶은지 찾아내기 위한 여정으로 장르를 넘나드는 중이라고 말합니다. 락 앨범을 내겠다고 했을 때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잘 됐고, 예술가라면 자신을 믿고 하고 싶은 방향대로 밀어붙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대요. 그리고 이제는 "하고 싶은 음악, 하고 싶었던 음악을 따라잡는 기술 사이 교차점에 도달한 것 같다"고. 배우 윌 스미스(Will Smith)의 딸로 유명한 윌로우지만, 그런 수식어가 전혀 필요 없을 정도로 무르익는 음악적 성장과 완성도를 보여주는 앨범입니다. 타이니 데스크 영상도 강력 추천.

뷰티풀 민트 라이프, 상상실현 페스티벌, 파크 뮤직 페스티벌, 펜타포트,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카운트다운 판타지, 더글로우까지. 최근 2년간 국내 페스티벌 라인업에 가장 활발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는 팀입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마음을 노래하며, 공연에서는 또 수준급 입담을 자랑하는 3인조 밴드. 나상현씨밴드(이하 나씨밴)가 새 EP 앨범을 발매했어요.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나씨밴은 곧 발매될 정규 3집으로 밴드로서의 10년, 개인으로서의 10년을 돌아보고자 했다는데요. 총 네 곡이 수록된 이번 EP는 3집의 첫 파트를 공개하는 앨범입니다. 아련하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첫 트랙 ':59'로 시작되고, 이어지는 '어떡하라고', '뭘까'에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던 지난날과 밴드의 초창기를 노래해요. 그간 나씨밴이 들려줬던 음악 중 가장 락킹하고 강렬한 사운드인 것이 특징입니다. 앞으로 남은 트랙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니, 들어보고 맘에 든다면 나씨밴의 이어지는 업데이트도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어요.

원래 앨범 세 장까지만 소개하려고 했으나,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았던 관계로 급하게 한 장을 추가해 봅니다. 요즘 같은 청량한 날씨에 듣기 딱 좋은 앨범이에요. 밴드 팔칠댄스가 월요일에 발매한 새 EP [Youth Heritage]입니다.

팔칠댄스는 BETHEBLUE(보컬), 박성호(기타), 최준영(베이스), 이정열(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입니다. 2019년 EP [Palchilldance]로 데뷔, 작년 첫 정규 앨범 [COLOR PAPAER HOTEL]을 발매하며 부드러운 멜로우 인디팝을 들려줬는데요. 세련되고 칠한 사운드는 여전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청량하고 경쾌한 무드를 녹여냈어요. 첫 트랙 '4DL'부터 산뜻하게 스며 들어오는데요. 특히 '청색동경'은 갓 세탁한 이불처럼 포근하면서도 세제 향이 나는 듯한 시티팝 분위기의 곡으로, 최근 발매된 뉴진스의 신곡 'Bubble Gum'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빈티지하고 거친 기타 톤으로 무아지경의 후주가 길게 이어지는 'hide and seek', 'Smileless'도 인상적이에요.

팔칠댄스는 다가오는 주말 뷰티풀 민트 라이프에도 출연하는데요. 초여름 야외 페스티벌에서 들으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