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강원도 철원 고석정에서 열린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이하 DMZ)에 다녀왔습니다!💚 

DMZ는 로컬 페스티벌만의 매력을 가장 여실히 만끽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눈에 담기는 고석정의 숲, 강, 기와지붕 풍경도 그렇지만, 페스티벌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로컬의 특색을 반영하고 있었어요. 안에서 강원도 수제 생맥주인 '감자 맥주'와 '춘천 필스너', 막걸리 슬러쉬, 도토리 묵사발, 심지어 철원 오대쌀로 만든 개성주악까지 먹을 수 있었습니다. 철원 군민은 무료입장이 가능해서 놀러 나온 가족 단위 관객, 분수대에서 전자음악을 즐기고 계시는 어르신 관객도 심심치 않게 보였어요.

DMZ는 라인업에 헤드라이너를 정하지 않고, 대중성이나 인지도보다는 '무대를 얼마나 잘하느냐'를 기준 삼아 큐레이션하기로 유명한데요. 그래서인지 멋진 뮤지션 잘 불러줬겠거니 싶어 예습 없이 가게 됐습니다.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멋이 철원과 잘 어울렸던 까데호, 최근 더욱 강렬해진 락 사운드로 돌아온 한로로, 헤비메탈 페스티벌처럼 격렬한 슬램판을 벌였던 스네이크치킨수프, 류이치 사카모토 연주곡과 함께 10분 넘는 'Machineboy 空'을 선보였던 실리카겔, 순수와 낭만의 노래들로 관객을 대통합시켰던 김수철까지 모두 최고의 무대를 보여줬어요. 개성 강했던 일본의 노 버시스(No Buses)와 영국의 포리지 라디오(Porridge Radio)는 물론, 능청스러운 쇼맨십과 통통 튀는 사운드가 돋보였던 일본의 조니반(JOHNNIVAN)도 뜻밖의 발견이었네요.

남북관계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자주 들려오는 요즘, 비무장지대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게 새삼 생경하고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일요일이었습니다. 요즘 뮤직 페스티벌이 아무리 많다지만, 이렇게 슬로건을 내걸고, 의미를 전달하고, 가치를 공유하고자 노력하는 페스티벌은 드문 것 같아 더 소중한 곳이라고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페스티벌에서 강조하는 가치가 허울로 남지 않고, 실제로 관객 모두가 감화되어 직접 흐름을 만든다는 점이 정말 신기한 곳인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철원 다녀오고 아직 일상 복귀 안 되시는 분, 구독자분들 중에서도 있겠죠?

• HYBS - Run Away
  윤댕🥁 시원한 에메랄드빛 해변을 연상시키는 HYBS의 신스팝. 더운 여름 부담 없이 가볍게 들어주세요! 그런데 이 곡, 뮤직비디오를 비 오는 홍대 밤거리에서 찍었다고 해요. 궁금하신 분은 뮤직비디오와 함께 청취해 보세요.🤭

• Cosmo’s Midnight - Have It All (feat. Age.Sex.Location)
  ryn🌿 듣는 순간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둔 실내 매장 문 열고 들어온 느낌.

• 다브다 - Polydream

  치기👻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노래! 마치 이글거리는 하늘 아래를 질주하는 것만 같아요. 다브다와 함께라면 여름 몰입 완전 가능!☀️

• 실리카겔 - 연인

  치기👻 붉어지는 하늘, 짙어지는 초록, 찌르르하는 매미 소리 — 그리고 함께 듣는 연인. 실리카겔의 사랑에는 여름이 있는 듯해요.🍀

• Remi Wolf - Cinderella 
  서행🍒 It’s gonna be a Remi Wolf summer! 레미 울프는 이번 후지락 셋리스트를 듣다가 알게 된 가수입니다. 통통 튀는 리듬과 시원한 음색이 그저 ‘여름이었다’. 선글라스 장착하고 Cinderella + Toro + Photo ID + Sexy Villain 네 곡 무한 반복하면 서울 한복판에서도 캘리포니아에 바캉스 온 하이틴 드라마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기분만) 낼 수 있습니다.

• Olivia Dean - Dive
  서행🍒 파도처럼 밀려오는 물음표에 넌 파도 타듯 몸을 맡겼고, 난 네게 빠질 준비가 됐어! 가사도 시적이고, 멜로디도 듣기 편해서 개인적으로 제가 아끼는 노래에요. 사랑을 바다에 비유했는데, 이보다 여름 감성을 잘 살릴 순 없을 것 같아요. 올리비아 딘은 이 곡으로 2024년 코첼라 무대에도 올라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소하지만 한 번쯤 물어보고 싶은 질문들이 있죠.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각자 내심 선호하는 밴드 구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별 이유가 없기도 하고, 나름 확고한 이유를 가진 친구들도 있더라구요.

저 같은 경우는 보컬, 리드 기타, 리듬 기타, 베이스, 드럼의 5인조 밴드 구성을 가장 좋아하는데요. 악기 없이 무대를 자유롭게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보컬과 투 기타가 만들어내는 꽉 채워진 사운드가 5인조 밴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처음으로 좋아했던 밴드가 5인조였던 것도 무의식 속에서 작용한 것 같아요.😂

구독자 여러분들도 3인조, 4인조, 5인조 등 선호하는 밴드 구성이 있으신가요! 투표와 함께 나름의 이유를 나눠주시면 다음 공연덕후연구소에서 재미있는 결과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