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Blur)가 새앨범을 낸 뒤 페스티벌에 서고, 펄프(Pulp)와 스웨이드(Suede)가 투어를 돌고, 오아시스(Oasis)가 재결합을 발표한 것이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2023-2024년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별안간 쏟아지는 브릿팝 부활의 축복에 정신 못 차릴 것 같지만, 일단 착실하게 지난주 금요일 스웨이드 내한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스웨이드는 국내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2011년, 2013년, 2016년에 세 번이나 내한했기에 구독자분들 중에도 공연을 보셨던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은데요. 이번 공연은 KBS아레나에서 첫 단독 공연으로 진행됐습니다.

스웨이드 공연은 최근 본 공연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였습니다. 보컬 브렛 앤더슨의 압도적 퍼포먼스와 팬 서비스, 오래 활동한 밴드에게서 묻어나는 탄탄한 내공, 내한공연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격렬한 환대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졌어요. 쟁글거리는 기타 소리와 매혹적인 보컬은 라이브로 들으니 훨씬 선연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공연에서 악기를 한 번도 연주하지 않고 자유로운 두 손으로 노래하는 밴드 보컬은 많지 않은데, 브렛 앤더슨은 그 포지션을 십분 활용해 혼을 쏙 빼놓는 춤사위로 공연장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아티스트가 공연 중 2층 좌석까지 올라오는 건 케이팝 콘서트에서나 주로 봤는데 밴드 공연, 내한공연에서는 거의 처음이었어요. KBS아레나의 음향이 깔끔하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Trash', 'So Young', 'Filmstar', 'Beautiful Ones' 등 수두룩한 명곡과 짱짱한 떼창까지, 2시간 동안 거의 멘트 없이 달리며 굉장히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관록 있는 뮤지션의 공연을 보고 나면, 나이 든 모습이어도 웬만한 청년보다 팔팔해 보이는 체력으로 무대 위에서 몸이 부서져라 진심으로 임하는 장면에 괜히 나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감동을 얻어 가게 됩니다. 예전에는 락스타라고 하면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마약하며 방탕하게 살 것 같은 이미지가 없지 않았는데, 사실 오랜 시간 사랑받는 밴드는 대부분 누구보다 성실하게 작업하고 투어 돌고 체력 관리하는 건실한 락스타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네요. 스웨이드는 마지막에 재내한을 앞둔 해외 아티스트의 공식 멘트, "See you very soon!"을 말하고 퇴장한 것으로 보아 내년 페스티벌 출연 가능성도 존재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아직 스웨이드를 본 적이 없는 분이라면 꼭 한 번쯤은 보시길 추천드려요!

어제부터 세간이 떠들썩한 소식, 이미 많은 분들이 접하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2009년 해체했던 영국 밴드 오아시스가 15년 만에 투어 소식을 발표했어요.

⏰ 사건의 발단

사건의 시작은 지난 24일 토요일이었습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인 더 타임스에서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가 화해했고, 오아시스는 2025년에 맨체스터와 런던을 포함한 대규모 영국 투어를 개최한다"라는 소식을 최초로 단독 보도했어요. 이후 각종 매체에서도 관련 보도가 연이어 나왔고, 리암도 트위터로 팬들의 질문에 의미심장하게 답하며 불을 지폈습니다. 하지만 오아시스 재결합 루머는 몇 년 간 주기적으로 있어왔던 연례행사였기에 이때까지만 해도 다들 믿지 않는 분위기였어요.

그러다 26일 월요일, 오아시스&노엘&리암의 공식 계정 세 곳이 모두 '8월 27일 화요일'에 뭔가를 공개하겠단 티저 영상을 올리며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재결합이 맞을 것 같다는 추측 끝에 마침내 27일 화요일 오후 4시, 오아시스의 대규모 영국·아일랜드 투어 일정이 발표됐어요.

🌍 투어 일정

영국·아일랜드 투어는 7월 4일 카디프에서 첫 공연을 시작으로 맨체스터에서 4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4일, 에딘버러에서 2일, 더블린에서 2일 진행됩니다. 오아시스가 2025년 글래스톤베리의 헤드라이너일 것이란 추측도 나왔지만, 투어가 유럽에서의 유일한 스케줄이라는 설명에 따라 현재로선 페스티벌엔 출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추가로 내년 하반기에는 유럽 외 다른 지역에서의 투어도 계획되어 있다고 덧붙이며 미국 투어나 아시아 투어의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 티켓팅

영국·아일랜드 투어 티켓은 한국 시간 기준 8월 31일 토요일 오후 5시 티켓마스터(Ticketmaster)와 긱스앤투어스(GIGSANDTOURS)에서 오픈되는데요. 8월 29일 목요일 오전 3시 전까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등록을 마치고 선예매 코드를 받으면 일반 티켓 오픈보다 일찍 선예매에 참여할 수 있어요. (선예매 방법)

👥 포스터와 멤버들

팬들이 합성 아니냐며 의심했던 새로운 포스터는 실제로 포토그래퍼 사이먼 에멧에 의해 새로 촬영된 것이 맞다고 밝혀졌습니다. 촬영 현장은 약간 짜릿하게 상기돼 있으면서도, 웃으며 농담을 주고 받는 분위기였다고 하는데요. 현장에 참여하는 직원이 모두 기밀 유지 계약서에 서명한 뒤 철저하게 비밀리에 촬영을 진행했다고.

투어를 함께하게 될 멤버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는데, 오늘 오아시스의 창립 멤저이자 기타리스트였던 폴 아서스(본 헤드)가 합류한다고 알려졌습니다.

🏠 벌써부터 원정 준비

투어가 끝나기도 전에 갤러거 형제가 또 싸워서 '재해체'하면 어떡하냐는 우려와 함께, 공연장 일대 숙소는 벌써 순식간에 매진됐거나 가격이 2~3배 오른 상황. 영국 원정을 떠날 국내 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데요. 노엘은 워낙 자주 내한하며 각별한 팬 서비스를 보여주고 가긴 했지만, 국내에 대형 공연장이 부족하고 대관에도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라 내한공연을 볼 수 있을지 불안하단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영국 본토에서 좋아하는 밴드의 재결합 공연을 본다는 건 덕후에게 무시 못 할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죠. 혹시 구독자분들 중에도 영국행을 고려하는 분이 있다면, 페스티벌 라이프에서 개설한 <오아시스 공연 같이가자> 오픈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나눠보고 일행을 구해보는 것도 살포시 추천합니다. 

독보적인 음악적 재능과 매력적인 선율로 유명한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후지이 카제(藤井風)가 10월 말부터 아시아 투어 <Best of Fujii Kze 2020-2024>를 개최합니다.

지난주부터 후지이 카제 내한공연의 심의 신청건과 아시아 투어 소식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그가 12월 고척돔에 내한한다는 소문이 퍼졌는데요. 지난 일요일, 국내 기획사의 공지가 뜨면서 공연이 확실시되었습니다. 아시아 투어는 10월 26일 싱가포르에서 시작돼 약 두 달간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홍콩, 필리핀을 거쳐 한국에서 마무리되는 일정이에요. 투어 제목은 올해 5월에 발매됐던 베스트앨범과 동명으로, 포스터도 앨범 커버를 그대로 담았습니다. 

후지이 카제 내한공연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입니다. 작년 첫 내한공연은 혼자 피아노 한 대와 보컬만으로 진행했던 독특한 구성으로, 공연장으로는 다소 생소한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열렸어요. FAPER에서 후기를 전해드리기도 했죠. 그때도 인지도에 비해 충분하지는 않은 2,000석 규모로 티켓팅이 치열했는데, 1년 만에 대폭 커진 2만 명 규모의 고척돔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로써 일본 아티스트 중에서는 후지이 카제가 최초로 고척돔에서 단독 내한공연을 열게 됐어요. 최근 1년간 요아소비(YOASOBI)는 고려대 화정체육관을, 래드윔프스(RADWIMPS)와 킹 누(King Gnu)는 올림픽홀을,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髭男dism)은 코엑스를 단숨에 매진시킨 전례가 있어 후지이 카제의 티켓 판매도 귀추가 주목됩니다.

한편 후지이 카제는 지난 24일 토요일, 최대 7만 명을 수용하는 닛산 스타디움에서 콘서트 <Feelin' Good>를 개최하며 공연 전체를 유튜브로 무료 생중계했습니다. 현재 조회수 497만 회를 기록, 아직 영상이 내려가지 않고 남아 있어 누구나 시청 가능한데요. 첫 곡부터 스탠딩존 한가운데서 화려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きらり(Kirari), まつり(Matsuri), 花(Hana) 등 대표곡을 포함한 20여 곡의 셋리스트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 부지런한 락덕 베짱이 ryn🌿

올 여름, 페스티벌의 열기가 유독 오래 남아 있는데요. 이제 다가올 하반기는 아티스트들의 투어 시즌! 이에 벌써부터 수많은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죠. 그중에서도 바로 지난주, 제 마음을 설레게 한 내한공연의 티켓이 오픈되었습니다. 바로 12월에 우리에게 와닿을, Pale Waves!

페일 웨이브스(Pale Waves)는 2014년에 결성된 영국 맨체스터 밴드입니다.🌊 고스(Goth) 풍의 화장과 스타일링이 인상적인데요. 무엇보다 레트로한 사운드와 독특한 음색이 특징입니다. 찰랑이는 기타와 신스가 돋보이는데요. 1980년대의 팝 음악, 2000년대의 팝펑크 스타일이 짙게 배어있어요. The 1975,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 파라모어(Paramore)와 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한다면 강력 추천! 청량한 음악에 더위도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 🎫 예매: 예스24 티켓

- 영원한 락스타 지망생 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