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8~10 WONDERLIVET 2024

지난 주말, 킨텍스에서 열린 제이팝 페스티벌 '원더리벳 2024(WONDERLIVET 2024)'에 다녀왔습니다.💚 원더리벳은 작년 'Anime X Game Festival 2023'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으나, 올해부터 3일의 단독 페스티벌로 규모가 확대되었는데요. 최근 후지이 카제(Fujii Kaze), 요아소비(YOASOBI), 요네즈 켄시(Kenshi Yonezu) 등 일본 대형 아티스트의 내한 소식이 많았지만, 원더리벳은 정말 일본 현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로컬 아티스트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라인업이었어요. 'BEYOND THE SCREEN(화면 너머로만 접하던 라이브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이라는 페스티벌 슬로건처럼, 국내 첫 무대를 가진 아티스트가 많았습니다. 요즘 비슷비슷한 라인업이 자주 보이는 국내 페스티벌 사이에서 확실히 차별화된 느낌이었어요.

그만큼 현장 분위기도 달랐는데요. 아티스트가 일본어로 말해도 다 알아듣는 관객들이나, 방명록에서 자주 발견되는 심상치 않은 고퀄리티 팬아트 등… 현장에는 제이팝과 서브컬처의 마니아들이 모였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마다 편하고 자유롭게 관람하는 분위기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섞여 즐기기에 무리가 없었어요. 한로로가 <에반게리온>의 오프닝 곡인 '잔혹한 천사의 테제'를 커버해 부르거나, 바밍타이거와 아타라시이 각코노 리다즈(ATARASHII GAKKO)가 합동 무대를 펼치는 등 한일 콜라보의 재미도 있었고요. 일본 아티스트가 미리 준비해온 쪽지를 고이 쥐고 한국어 인사를 말하는 훈훈한 순간도 많았지만, 굳이 멘트에 신경 쓰지 않고 라이브에만 전력을 다하며 음악을 언어 삼아 소통했던 무대에도 감동이 있었습니다.

3일차 헤드라이너 유우리(Yuuri)의 무대를 끝으로 전광판에는 2025년 개최 확정 소식도 전해졌어요. 대형 공연장이 부족한 국내 사정상 당분간 킨텍스에서의 공연/페스티벌 개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원더리벳은 실내 공연장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페스티벌 사례로서도 추천할 만했습니다. 서브컬처와의 결합으로 확실한 개성의 페스티벌에 관심 있으신 분, 국내에 잘 알려진 아티스트 말고도 좀 더 본격적인 제이팝을 알아가고 싶은 분이라면 2025 원더리벳 소식을 놓치지 말고 체크해 보세요.👾 

현지시간 11월 8일, 제67회 그래미 어워드 후보가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발표됐습니다. 오늘 레터에서는 2025 그래미 후보의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를 소개해요. 

 1. 비욘세, 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비욘세(Beyoncé)는 2023년 그래미에서 역대 최다 수상 기록(32회)을 경신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는 그래미 역사상 가장 많은 후보(99개)에 오른 아티스트가 되었습니다. 비욘세는 올해 발매한 여덟 번째 정규 앨범 [Cowboy Carter]로 총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어요. 특히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까지 주요 부문 4개 중 3개에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와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2. 비틀스, 60년 만에 후보 올라🎸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The Beatles)가 27년 만에 발매한 신곡 'Now And Then'으로 '올해의 레코드'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 곡은 존 레논(John Lennon)이 1977년에 녹음한 미완성 데모를 바탕으로,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와 링고 스타(Ringo Starr)가 AI 기술을 활용해 완성한 노래로 화제가 됐죠. 비틀스가 이 후보에 오른 것은 1965년 'I Want to Hold Your Hand' 이후 60년 만이라는데요. 다만 1980년과 2001년에 사망한 존과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은 레코딩 과정에 기여하지 않아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어요. 한편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AI가 만든 노래를 후보에 포함하는 건 장차 창작가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노래는 존 레논이 만들었고 AI는 음원으로 완성시키는 과정을 도왔을 뿐이다" 등 AI 활용을 두고 의견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3. 여성 팝스타의 압도적 활약🎤 

2024년의 팝은 사브리나 카펜터(Sabrina Carpenter)와 채플 로안(Chappell Roan)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죠. 지지난 레터에서 프리마베라 사운드 라인업 소식과 함께 전해 드렸던 것처럼, 현시점 전성기를 써 내려나가는 이 두 아티스트가 나란히 '최고의 신인' 후보에 올랐어요. 사브리나와 채플은 신인상에 더해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에서도 만나게 됩니다. 그래미 후보에 신인으로 처음 오르자마자 바로 굵직한 부문에서 주목받게 됐네요. 뿐만 아니라 주요 4개 부문에서 여성 뮤지션 후보가 약 65%를 차지할 만큼 여성 팝스타의 강세가 눈에 띄어요. 

 4. 디스하다가 그래미 받기?🕶 

올해 완성도 높은 정규 앨범을 발매한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포스트 말론(Post Malone), 찰리 XCX(Charli XCX)는 각각 7개 후보에 오르며 비욘세의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는 드레이크(Drake)를 향한 디스곡 'Not Like Us'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7개 후보에 올라, 수상 결과에 따라 디스전 이슈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을 전망이에요. 

그래미 어워즈는 뮤지션, 프로듀서,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 단체로 구성된 레코딩 아카데미가 매년 개최하는 미국의 유서 깊은 음악 시상식입니다. 제67회 그래미 어워즈는 2025년 2월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됩니다. 전체 후보는 그래미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11월 18일 월요일 자정, MBC에서 창사특집 슈퍼스테이지 '두아 리파 글래스턴베리 2024'가 방송됩니다. 지난 6월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의 헤드라이너 공연을 녹화한 실황으로, 방송에는 총 14곡의 무대가 담겼다는데요. 셋리스트에는 올해 발매된 3집 [Radical Optimism]의 'Houdini'와 'These Walls'는 물론, 대히트를 기록한 명반 [Future Nostalgia]의 'Levitating', 'Don't Start Now', 'Hallucinate'도 포함되어 있어요. 음악평론가 배순탁, 아티스트 배철수가 해설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12월 4일부터 5일까지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두아 리파의 내한공연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 이미 티켓을 예매한 분들은 예습 차원에서, 아직 고민 중인 분들은 맛보기로 시청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