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공연덕후 연구소>를 연재하고 있는 에디터 Ash❄️입니다. 이번 주 큰 이벤트가 있었죠! 지난 <공연덕후 연구소>로 페라 팔로워 분들과 기념하기도 했던 슈퍼콘서트의 컴백, 빌리 아일리시 내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티켓팅 신의 은총을 받았는지 예매에 성공해 저도 다녀올 수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방문한 고척돔에서 지난 슈퍼콘서트의 히스토리를 복기하니, 팬데믹 이전의 공연들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는데 여러분 모두 안전히 귀가하셨기를 바랍니다.

락 페스티벌에서 헤드뱅잉하며 슬램하는 것에 익숙한 저에게 이번 공연은 하나의 작품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압도적인 영상미와 무대 연출에 감탄하기 바빴답니다. 2020년 당시 굉장한 화제였던 빌리 아일리시 온라인 콘서트 'WHERE DO WE GO? THE LIVESTREAM'의 버추얼 환경과 현재 오프라인 환경에서의 무대를 비교하며 보는 흥미로운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도 팬데믹이 있었고 그것을 굳건히 버틴 지금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묘한 감정이 드네요.

이번에 빌리는 2018년 광복절에 이어 2022년 광복절에 돌아와 정확히 4년 만에 다시 태극기를 둘렀습니다. 앞으로는 이번 공연과 같이 공연 덕후들이 설렐 소식들이 부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들려오기를 다시 한번 기원한 하루였습니다. 🤗

사람들에게 '엘비스 프레슬리에 대해 아는 것 단 하나만을 말해 보라'고 한다면, 많은 경우 그의 특별한 '퐁파두르' 헤어스타일을 꼽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주로 '리젠트 컷'이라고 부릅니다.) 1950년대 전 세계를 음악뿐만 아니라 스타일로도 주름잡은 프레슬리. 오늘은 그 대스타의 머리카락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퐁파두르 스타일 자체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넓은 의미로 앞머리의 볼륨을 크게 살려 이마 위로 말아올린 헤어스타일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18세기 프랑스의 패셔니스타 퐁파두르 부인의 스타일에서 이름을 따 왔다고 합니다. 프레슬리는 이 머리를 크게 유행시켰는데, 특히 50년대 말~80년대의 일본의 '불량배' 서브컬처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패션 감독 야마자키 마사유키와 밴드 캐롤의 야자와 에이키치를 필두로, 프레슬리의 ‘리젠트’ 머리와 거리의 폭주족 문화가 일본을 휩쓸었습니다.

프레슬리가 왜 결과적으로 퐁파두르 스타일을 선택했는지는 전해지지 않지만, 우리는 프레슬리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래리 갤러’를 통해 그가 자신의 머리를 어떻게 대했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우선 프레슬리의 원래 머리는 우리가 아는 흑발이 아니라 모래 빛 금발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요청에 따라, 갤러는 로레알 염색약으로 2-3주에 한 번씩 염색을 해 주었다고 합니다. 갤러는 또한 프레슬리의 머리를 매일 감겨 주었는데, 두피 마사지 이후 50-60번의 빗질까지 해 주었다고 합니다. 풍성하고 윤기나는 머리는 프레슬리의 상징이었기에, 프레슬리와 갤러 둘 다 모발의 장기적인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프레슬리는 갤러에게 처음부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 머리에 뭘 하시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딱 한 가지—머리가 없어지면 안 돼요!” 갤러는 그에 대한 답으로 샴푸에 각종 비타민, 그리고 알로에와 허브를 섞어 프레슬리의 두피 건강을 관리했습니다.

갤러에 따르면 프레슬리의 성격은 그의 머릿결만큼이나 뛰어났습니다. 음악적 재능은 말할 것도 없고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멋진 사내의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헤어스타일만으로 바다 건너 나라의 서브컬처를 주도하고 오래 구전될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프레슬리의 인기에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페스티벌의 가장 큰 매력은 야외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오는 것 같아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대형 음악 페스티벌은 실외 공간에서 무대를 하죠. 눈부신 햇빛을 받거나, 우중충한 구름 아래에 서거나, 선선한 바람을 맞거나, 비에 쫄딱 젖거나, 밤하늘에 떠 있는 채로 멋진 곡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환상적입니다.

또 관객이 다양하다는 것도 페스티벌만의 매력이에요. 아티스트의 광팬은 당연하고요, 히트곡을 몇 개 아는 사람, 아니면 아예 아티스트의 존재조차 모르던 사람까지 한 자리에 어울려 놀잖아요. 분명 처음 보는 가수였는데도 무리에 섞여 무대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입덕해버린 저 자신을 발견하게 돼요.

우린 분명 페스티벌에 놀러 간 건데, 무대를 하는 아티스트보다 바쁜 것 같다는 착각이 들 때도 있어요. 무대 감상하랴 떼창하랴 슬램하랴 바쁜 데다가, 쉬는 동안에도 귀는 열고 노래를 들어줘야 한단 말이에요. 이렇게 부지런히 시간을 보내고 나면 여기서 들은 곡을 다시 들을 때마다 그때 그 순간이 선명히 떠오르죠.

페스티벌에서 들었던 곡, 듣고 싶은 곡, 페스티벌과 어울리는 곡 모두 모두 모아서, 각자가 생각하는 ‘페스티벌’ 같은 노래로 마지막 뮤직 팔레트를 가득 채워주세요! 추천해주신 음악은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로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