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이맘때엔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좋으면서도, 또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느라 기분이 싱숭생숭하고 정신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럴수록 마음의 여유를 확보하는 게 중요할 텐데 쉽지 않네요.

하지만 공연 덕후에게 연말은 또 연말 공연의 시즌이잖아요. 공연 소식만큼은 놓칠 수 없죠. 이번 달에도 정말 많은 연말 공연, 크리스마스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데요. 저는 최근 자우림 크리스마스 공연 <MERRY SPOOKY X-MAS>에 다녀왔습니다. 자우림은 지난여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보면서 함께 "나락도 락이다"를 외치기도 했는데, 겨울엔 또 크리스마스 공연으로 만나게 되어 반갑더라구요. 자우림은 언제나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건넸고, 주옥같은 명곡과 캐럴까지 알차게 들려줬어요. 특히 자우림만의 분위기로 경쾌하게, 또는 으스스하게 재해석한 크리스마스 신보까지 들어볼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크리스마스 주말을 어떻게 보낼 예정이신가요? 공연 보러 가는 분들 계시나요? 이번 주 FAPER는 주말에 예정된 공연 정보를 모두 정리하고, 에디터들이 엄선한 크리스마스 플레이리스트도 담았습니다. 전기장판 켜놓고 귤 까먹듯,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공연과 음악을 하나씩 확인해보세요. 🎄🍊

• 💽 James Vickery, SG Lewis - Pressure
  멜로디와 보컬 모두 따뜻함과 포근함 그 자체를 안겨주는 곡입니다. 뱅쇼 같은 크리스마스 음료를 즐기며 몸을 녹일 때 함께하면 안락함 그 자체를 느낄 수 있습니다. 

• 💽 Izzy Bizu - Lights On
  차가운 듯한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아이러니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크리스마스 길거리 속 차가운 겨울 공기와 함께할 때 그 매력은 배가 됩니다. 

• 🪐 Tyler, the Creator - Lights On (feat. Ryan Beatty, Santigold)

  올 크리스마스엔 좀 색다른 캐럴이 필요하다면? 비트가 강조되면서도 겨울 느낌 충만한 이 곡입니다! 이 곡이 수록된 [Music Inspired by Illumination & Dr. Seuss' The Grinch]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버전 크리스마스 앨범 같은 느낌이라, 전곡 다 들어보는 것도 추천드려요. 

• 🪐 dress - Ordinary Christmas (feat. Cheeze & Brother Su)

  저의 사심픽! 제가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노래들 중 하나입니다. 살짝 독특한 듯한 멜로디 라인도 매력적이고, 가사부터 치즈와 브라더수의 음색까지 달달한 곡이에요.

• 💜 The Ronettes - Sleigh Ride

  흥겨운 크리스마스 파티의 한복판에 서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전주만 들어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곡이랍니다.

• 💜 Glee Cast - Last Christmas

  Wham!의 버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곡이에요. 화음이 어우러지는 부분은 친구들과 오손도손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합니다.

• ⭐ Kelly Clarkson, Ariana Grande - Santa, Can't You Hear Me
  지극히 캐럴스러운 노래인 만큼,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흥얼거리며 신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길 바라요!

• ⭐ Hurts - Chaperone
  피아노로 시작하는 전주부터 그림이 그려집니다. 추운 겨울날에 포근한 집 안에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면서 감상하고 있는 장면이요.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이 순간!

• ❄️ Michael Buble - Come Fly With Me

  올해 크리스마스도 부블레씨와 함께! 부블레씨 노래는 아무거나 틀어도 크리스마스에 찰떡이지만 이 노래는 크리스마스에 비행기 타고 떠나는 여행이 떠올라요. 마음은 벌써 뉴욕 공항에!

• ❄️ Oasis - Whatever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매되었던 'Whatever.'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와 'Whatever'가 발매되었던 1994년 영국의 크리스마스는 어땠을까 상상해봅니다.

• 🌿 The 1975 - Wintering
  크리스마스의 장면을 생각하며 쓴 노래라고 합니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끼리 시시콜콜한 안부를 묻는 가사가 재밌어요.

• 🌿 Adele - All Night Parking
  벽난로와 트리 옆에 앉아 코코아 마셨던 적 있는 것 같은 기억 조작이 일어나는 곡이에요. 듣기만 해도 아주 포근합니다.

• 🍒 Alessia Cara - Make It To Christmas

  올해 대박 칠 것 같은 캐롤! (제 카톡 프뮤입니다ㅎㅎ) “권태기가 왔지만, 하루만 더, 그리고 크리스마스까지만 옆에 있어줘”라고 노래하는 곡이에요.

• 🍒 검정치마 - 폭죽과 풍선들

  4년째 연말마다 듣고 있는 노래에요. 올해의 마지막 폭죽이 터지는 날에도 우리는 별로 슬퍼하지 않아요. 노래가 멈춘 뒤에 모두 떠나가도, 당신과 나 둘만 남아 다음 크리스마스를 기다릴 거예요. 

🎧 동명이음 감상 포인트

오늘 비교해 볼 두 노래는 제목인 'Holiday'의 뜻을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Holiday'는 직역하면 '연휴'라는 뜻입니다. 미국에서는 이 단어가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을 뜻하는 단어로 종종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다른 느낌의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는지 감상해 볼 수 있습니다.

# 멜로디 - 각자 다른 느낌으로 즐기는 크리스마스

사실 마돈나의 노래는 오리지널 크리스마스 캐럴은 아닙니다. 그러나 노래가 주는 여유로운 멜로디는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적당한 속도의 박자감과 마돈나의 목소리, 신디사이저 소리와 가벼운 멜로디는 청량감을 느끼게 합니다. 여름의 모래사장에 누워 여유롭게, 그리고 나른하게 연휴를 즐기는 모습이 생각납니다. 호주처럼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게 되는 곳에 적합한 캐럴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메간 트레이너와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노래는 흥겨운 분위기의 크리스마스 캐럴입니다. 마돈나의 노래보다는 더 역동적인 느낌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습니다. 디스코에 더해진 재즈 분위기는 그 흥겨움을 뻔하지 않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반복적이고 중독적인 하이라이트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디스코 비트는 몸을 살랑거리게 합니다.

# 가사 - 연휴를 대하는 자세

두 노래는 연휴를 대하고 있는 자세에서도 비교되는 특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마돈나는 연휴를 공동체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단 하루의 연휴라도 지구상의 모두가 행복을 느끼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했을 때 더 행복할 수 있으며 근심 걱정들도 다 사라질 것이라 널리 알립니다. 메간 트레이너와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노래에서는 지인들과 소규모로 즐기는 파티가 떠오릅니다. 마돈나의 노래보다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내는 연휴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으니 오늘 하루만큼은 춤을 추며 즐기고자 하는 모습은 듣는 사람까지 흥겹게 만듭니다.

이번 주는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느라 설레는 한 주입니다. 여기저기 들려오는 캐럴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더해주네요! 정말 아쉽게도, 이번 연도에는 크리스마스가 일요일이라 긴 연휴는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치 여유롭게 연휴를 보내는 마돈나처럼, 그리고 흥겹게 연휴를 보내는 메간 트레이너처럼 말입니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

- 11년 차 해외 음악 마니아 짐밈💽

'Hi, Bully'는 나를 괴롭히는 것들에게 맞서는 내용의 곡입니다. 직역하면 Bully는 ‘못살게 괴롭히는 사람’, Jerck는 ‘얼간이, 겁쟁이’ 정도로 읽어볼 수 있겠네요. 상상만 해도 몸이 떨릴 정도로 무서운 존재로부터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당당히 마주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습니다. 2분 30초쯤부터 나오는 기타 솔로와 쫄깃한 베이스 라인이 매력적입니다. (Highlight, 불시도 추천.)